기업체가 체감하는 경기전망을 나타내는 8월 기업경기실사지수가 여름철 비수기에다 일본의 수출 규제 영향으로 2009년 3월 이후 10년5개월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도 위험 요인으로 꼽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Business Survey Index)를 조사했더니 다음 달 전망치는 80.7을 기록했다고 30일 밝혔다.

76.1을 기록한 2009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전망치다. 또한 2015년 4월 101.3을 기록한 이래 51개월째 100선 아래 머물렀다. BSI가 100 미만이라는 것은 기업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업체가 낙관적으로 보는 업체보다 많다는 뜻이다.

비제조업(89.1)에 비해 제조업(74.7)에서 8월 경기 전망을 더욱 부정적으로 바라본다. 기업은 계절적 요인 외에도 경기 부진에 따른 수요 감소, 일본 수출 규제로 인한 생산 감축 우려, 미중 무역 전쟁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한경연은 주력 산업인 중화학공업의 종합경기 전망이 71.9로 2009년 2월 이후 가장 낮게 나타났으며 중화학공업의 내수(75.1)와 수출(78.9) 전망 역시 이 기간 최저치를 기록한 게 전체 전망의 하락을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김윤경 한경연 기업연구실장은 “2분기 민간 부문의 성장 기여도가 마이너스로 전환한 데 이어 기업의 경기 전망 역시 크게 하락하며 올해 하반기 경제 위축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대내외 리스크 대응과 민간 투자 활성화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6~23일 이뤄졌고 600개사 가운데 416개사가 응답했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