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변 시세보다 3~5배 높은 월세
- 비싼 돈 내며 더 머물 이유 없어
- 시장 상인 반대로 일요일 휴업
- 간판 등 못 걸게 해 마찰 빚기도
- 정부·부산시 상인 간 갈등 중재
- 불합리한 계약조건 개선 필요
- 청년몰 살아야 전통시장도 회생
- 시너지효과 낼 방안 고민해야
부산지역 전통시장에 둥지를 틀었던 청년 상인이 떠나고 있다. 전통시장 활성화와 청년 창업 육성을 목적으로 조성된 ‘청년몰’이 침체를 겪자 매출 부진을 견디지 못한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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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 부산 부산진구 서면시장 내 청년몰 ‘온나’가 손님이 없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부 점포는 폐점한 채로 방치돼 있다.
김성효 전문기자 kimsh@kookje.co.kr |
■월세 5배 비싸 “재계약 안 한다”
30일 국제신문 취재진이 찾은 부산진구 부전동 서면시장 2층 청년몰 ‘온나(ONNA)’는 운영 중인 매장이 맞나 싶을 만큼 한산했다. 평일 오전 11시, 영업을 시작했으나 주인이 자리를 비우거나 아예 불이 꺼진 채 빈 점포가 다수였다. 손님은 4, 5명이 전부였다. 청년몰을 찾은 한 손님은 “마카롱이 유명하다고 해서 왔는데, 앉아서 쉴 만한 카페도 없고 전체적으로 매장 정리도 안 된 것 같다”고 불평했다.
청년몰 온나는 중소벤처기업부 공모 사업으로, 예산 15억 원을 투입해 지난해 5월 문을 열었다. 하지만 개장 1년이 넘은 현재 20개 점포 중 2개는 매출 부진으로 철수해 18개만 남았다. 서면시장 청년몰 상인회는 남은 18개 점포 중 마카롱 가게인 ‘브로쓰’와 중식당 ‘복단’, 퓨전 한식당 ‘비읍’ 등 3개 매장 외에는 영업 부진을 겪으며 ‘유지’만 하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중도 철수한 점포 2곳은 4개월째 새 주인을 찾지 못해 방치돼 있다.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인 A 씨는 “재계약 때는 월세를 직접 부담해야 하는데, 가게 주인과 논의 끝에 3.3㎡당 6만6000원이 책정됐다. 다른 전통시장은 1, 2만 원 수준인데 3~5배가량 높은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몰이 들어서기 전에는 사실상 관리비만 받다가, 정부 지원 사업이 시행되자 임대인들이 일제히 월세를 대폭 올린 것이다. 이 상인은 “이 비용을 낼 바에야 유동인구가 많은 1층 매장이 나을 것 같아 철수할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A 씨 매장은 하루 손님이 10명 남짓으로, 한 달 매출은 100만 원 정도에 그친다. 매장만으로는 운영이 어려워 최근 배달을 시작했다. 배달 앱 회사에 내는 월 계약금과 배달 대행업체 이용 금액은 직접 부담했다. A 씨는 “배달을 시작한 후 매출의 80%가량이 배달에서 나온다. 그러니 월세가 비싼 청년몰에 가게를 둘 이유가 없다”고 했다.
■“텃세·불합리한 계약 해결해야”
떠나기로 한 청년 상인은 홍보 부족과 함께 전통시장 상인과의 마찰 등을 이유로 꼽으며, 청년몰에 남을 동료를 위해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호소했다. 온나 상인 B 씨는 “청년몰 간판이나 홍보물을 건물에 달려고 해도 기존 전통시장 상인이 반대해 어려웠다. 이 때문에 ‘입구를 못 찾겠다’는 손님 불만도 많았다”며 정부와 시가 청년몰 사업을 하기 전 전통시장 상인과의 갈등부터 중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맥락에서 서면시장 건물 안쪽 상인들이 보안상 이유를 들어 일요일 영업에 반대해, 현재 청년몰 온나가 일요일마다 문을 닫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B 씨는 “먹거리는 주말 장사가 중요한데, 일요일 하루 쉬면 타격이 크다”며 “상생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의 계약 조건은 청년 상인을 더욱 좌절하게 한다. 청년들은 입점 당시 인테리어나 가스 설비, 공조기 등 시설 설치 비용으로 점포당 750만 원 이상을 부담하도록 공단과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매장 조성 이후 소유권은 공단에 있어 재산권을 행사할 수 없다. 공단 측은 “사업비 중 10%는 상인이 부담하는 게 원칙이다. 이는 사업 ‘참가비’ 명목일 뿐이어서 상인이 권리를 행사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상인 C 씨는 “점포를 정리하면서 다음 임차인에게 시설에 대한 권리금을 받고 싶다고 했더니, 공단 측이 ‘계약상 소유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답했다. 청년몰이 실패하고 나가는 청년의 발목까지 잡는 셈”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불합리한 계약 조건을 개선해야 청년이 안심하고 장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상인 D 씨는 “지금 제도상으로는 청년몰 사업에 뛰어들라고 권하고 싶지 않다. 청년이 갖은 지원을 받은 것 같지만, 결국 가게 주인 배만 불리는 꼴”이라며 “청년몰이 살아야 전통시장도 살아난다는 생각으로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낼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황윤정 기자 hwangyj@kookje.co.kr
서면시장 청년몰 ‘온나’ 사업 개요 |
조성 기간 |
2017년 3월~2018년 10월 |
사업비 |
15억 원 (국비 7억5000만 원·시비 5억2500만 원·구비 7500만 원·상인 부담 1억5000만 원) |
점포 현황 |
20개 점포(음식점 11, 의류 2, 빵·마카롱 3, 기타 4) 중 2개 철수 현재 18개 운영 |
청년몰 조성 후 실적 |
조성 후 방문객 수 |
월 평균 8500명 (지난해 10월 기준) |
청년상인 백화점 입점 |
1개 업소,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지난해 12월) |
청년상인 체인점 개설 |
1개 업소, 부산 내 2개 체인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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