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지 점포 150곳 8년새 92%↑
- 해외 전체 수익 30% 차지하고
- 국내보다 수익성 높아 매력적
- 향후 5년간 성장가능성도 높아
- 은행들, 현지기업 대출 늘리고
- 카드·금융투자 등 확대 계획
- 금융제도·인프라 수출도 가세
- 모바일 바탕의 핀테크도 개척
KEB하나은행은 2014년 미얀마 법인 설립 단계부터 현지인 중심 시스템을 갖췄다. 직원의 99.8%를 현지인으로 채용했다. 모든 문서는 미얀마어로 작성했다. 고객에게 찾아가는 영업은 현지화 성공으로 이어졌고, 설립 5년 만에 미얀마 마이크로파이낸스 업체 190곳 중 6위를 달성했다.
우리은행은 캄보디아 사정을 정확히 반영한 전략으로 기반을 잡았다. 금융업이 연 20% 이상 고성장하지만, 수많은 저소득 금융 소비자의 은행 이용이 어렵다는 점에 착안해 소액여신금융사와 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해 현지 안착에 성공한 것이다. 베트남에 진출한 신한은행도 현지인 채용으로 현지화를 꾀하고 있다. 부서장 수는 2014년 0명에서 올해 42명까지 늘렸다. 국내 금융사들이 점포 확장에 그치지 않고 현지화 전략으로 깊숙이 파고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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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열리는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 한·아세안 11개국 국기가 펄럭이고 있다. 이번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계기로 산업뿐만 아니라 금융 분야에서도 한국과 아세안 국가 간의 교류가 활발해 질 전망이다. 연합뉴스 |
■높은 수익률과 성장가능성
한·아세안 교류 확대는 금융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국내 금융사의 아세안국가 점포 수는 2011년 말에 비해 92% 늘어나 150곳에 이른다. 6억4777만 인구(지난해 기준)를 기반으로 초고속 성장 중인 거대한 시장, 현정부의 신남방정책 등이 맞물리며 진출이 잇따르는 것이다. 27일까지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한·메콩 정상회의’는 양측의 금융협력, 아세안국가의 금융제도·인프라 구축 지원 확대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세안 진출의 최대 이점은 역시 높은 수익성이다. 금감원의 지역별 해외점포 재무현황을 보면 아세안 국가의 자산은 전체 해외점포의 13.9%(249억1000만 달러)에 그치지만, 당기순이익은 29.2%(1억5720만달러)로 높게 나타났다. 해외 점포에서 거둬들인 수익의 30%가 아세안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은행의 아세안 수익성은 국내보다도 높다. 지난해 은행의 국내 총자산이익률(ROA)은 0.56%였다. 그에 반해 베트남은 2.05%, 캄보디아 2.01%, 미얀마 1.76%, 필리핀 1.15%로 모두 국내보다 높게 나타났다.
성장 가능성도 투자에 힘을 싣는다. IMF가 전망한 향후 5년간 아세안 GDP는 연평균 6.6%다. 인구는 지난해 6억4774만 명에서 오는 2024년 6억8841만 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핀테크도 진출 가세
국내 금융 진출 형태는 보다 다각화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 중심, 여신 금융, 현지 한국기업 대출 등을 너머 카드, 금융투자 등 다양한 업계가 동반 진출하고, 현지기업 대출도 늘린다. 국내은행의 현지 대출규모를 보면 지난 6월 말 기준 166억7000만 달러로, 이 가운데 현지인과 현지기업 대출은 102억2000만 달러로 약 65%를 차지했다. 2015년 현지기업 대출액은 35억1000만 달러에 비해 최근 5년 동안 세 배 가까이 늘어난 수준이다.
금융결제원, 예탁결제원 등 국내 금융인프라 기관을 중심으로 한국의 금융제도와 금융인프라 수출도 이뤄지고 있다. 인프라는 금융 시스템과 거래의 표준을 제공하기 때문에 현지 산업 발전은 물론 국내 금융사의 영업과 진출에도 도움이 되는 부분이다. 금융결제원의 캄보디아 국가지급결제시스템 구축사업, 신용평가 기업 NICE의 베트남 신용평가시스템 구축 지원 등이 사례로 꼽힌다.
당국의 지원으로 핀테크 기업 진출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젊은 소비자가 많지만 금융 접근성이 높지 않은 만큼 비대면 서비스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금융위는 아세안 국가의 청년 인구와 모바일 인프라를 바탕으로 ‘핀테크 로드’ 개척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현지 영업 활성화엔 한국 문화 콘텐츠에 우호적인 분위기도 한몫한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베트남에서 박항서 감독을 홍보대사로 앞세워 대외 인지도 상승에 도움을 받기도 했다.
금융위는 “이번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의가 아세안 지역과의 금융협력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애로사항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금융제도와 인프라 구축 지원 및 핀테크 기업 진출 지원 강화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 금융사 해외진출이 아세안 국가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는 만큼 현지 금융회사 영업활동의 건전성 감독도 철저히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남방정책
2017년 11월 인도네시아 순방시 아세안 국가와의 교류·협력관계를 획기적으로 발전시키고 상생번영을 추구하는 내용을 담아 천명. 한아세안의 관계를 한반도 주변 4대국 수준으로 격상하고 2020년까지 교역액 2000억 달러 달성이라는 구체적 계획을 발표.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