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단계 건물 2층 2700㎡ 규모
- 예탁결제원, 총 162억 원 투입
- 규모·콘텐츠면에서 세계 3위권
- 금융라이브러리 9일 시민 공개
- 학예사 상주·연 13만 관람 예상

- 부산은행·한국거래소·한은 등
- 인근 금융 전시관과 시너지효과

“보소, 아지매. 거 줄 좀 서이소. 건국국채 좀 팝시더.”

4일 부산 남구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2단계 건물에서 열린 부산증권박물관 개관식에 참석한 부산시와 한국예탁결제원 관계자들이 전시실을 관람하고 있다. 김성효 전문기자 kimsh@kookje.co.kr

4일 개관한 부산증권박물관에는 국내 첫 주식거래소 ‘대한증권주식회사’의 모습이 ‘광명당(光明堂)’이라는 공간을 통해 생생하게 재현됐다. 한국전쟁 중 남포동 광명당에서 채권 중심의 유가증권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졌다는 설명이 곁들여졌다.

이날 한국예탁결제원이 대중에 공개한 부산증권박물관은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2단계 건물 2층에 2728㎡(825평) 규모로 꾸며졌다.

네덜란드 동인도회사 주권과 부산의 백년기업인 성창기업의 증권 등 역사적 가치가 높은 자료 9000여 점이 전시됐다. 4개 전시실을 대충 둘러보는 것에도 30분이 넘는 시간이 걸릴 정도로 콘텐츠가 다채로웠다.

북카페 같은 ‘금융 라이브러리’ 공간은 금융 관련 도서 6000권이 비치돼 청소년과 어린이가 금융 지식을 익힐 수 있는 공간이다. 북카페는 오는 9일 시민에게 공개된다.

주식과 증권 특화 박물관은 전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기 어렵다. 스위스 증권(주식)박물관과 대만의 TDCC(대만집중보관결산소) 정도가 꼽힌다. 규모와 콘텐츠로 따져보면 부산증권박물관이 세계에서 세 번째 안에 꼽힌다는 평가다.

증권박물관 설립은 2015년 9월부터 추진됐다. 애초 예탁결제원은 2014년 본사를 부산 BIFC로 이전하면서 경기도 고양시 일산증권박물관을 없애고 부산에 새 박물관을 세우려 했다. 하지만 일산박물관 건물 매각이 쉽지 않자 BIFC에 박물관을 추가로 조성하기로 했다. 부지 분양대금으로 142억 원, 설계·공사비로 60억 원이 들어갔다.

증권박물관의 사료는 ‘유물 공개모집’을 통해 상당수 채워졌다. ‘일제강점기 발행 증권’과 ‘한국전쟁 전 발행 지가증권’ 등 사료 가치가 있는 개인 소장품을 제출받아 유물평가위원회의 검증을 거쳐 매매했다.

예탁결제원 여상현 증권박물관조성 TF팀장은 “100여 년 전 기장군수가 작성한 행정증서와 같은 사료를 더 전시할 예정이다. 콘텐츠는 더 풍부해질 것”이라며 “일산박물관은 국가보안시설이어서 신분증 제출 절차 등 출입에 불편한 점이 많지만 부산박물관은 누구나 쉽게 드나들 수 있으며 도시철도와 곧바로 연결돼 접근성도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박물관 운영에는 증권 전문 학예사 2명과 자원봉사자 등 50여 명이 투입된다. 부산은행 금융역사관과 한국거래소 자본시장역사박물관 등 이미 들어선 4개 전시시설이 어우러져 BIFC 전체가 금융 지식 배움터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 김창현 금융신사업팀장은 “연간 13만 명이 찾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이날 개관식에는 오거돈 부산시장과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김정훈 국회의원, 빈대인 부산은행장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