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향후 10년간 400만대 부품 생산
- 미래차 수출 전진기지로 발돋움
- 장기 불황·지역 일자리이동 숙제
- 지역균특법 공포… 4월부터 지원
최대 4300명의 고용 창출을 목표로 한 부산형 일자리 사업이 6일 노·사·민·정 합의로 닻을 올렸다. 장기 침체를 겪는 지역 자동차 산업의 활성화는 물론 부산이 ‘글로벌 미래차 수출 기지’로 발돋움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평가다.
■미래차 수출 인프라 구축
부산형 일자리 사업의 핵심은 원청 기업인 ‘코렌스 EM’과 20여 개의 협력업체가 글로벌 전기차의 주요 부품 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하는 등 동반 성장 모델을 만들었다는 점이다. 지난해 2월 시작된 정부의 ‘상생형 지역일자리 사업’ 모델 중 이처럼 원·하청 기업이 기술 상생 모델을 구축한 것은 처음이다. 코렌스 EM은 경남 양산에 본사를 둔 자동차부품 제조 중견기업인 코렌스의 자회사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상생형 지역일자리 사업은 노·사·민·정 등 지역의 경제 주체가 협약을 맺어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다. 지난해 2월 광주광역시를 시작으로 ▷경남 밀양 ▷경북 구미 ▷전북 군산 등 4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상생 협약이 체결됐다.
이번 부산형 일자리 사업은 임금을 줄여 일자리를 나누는 광주형과는 달리 근로자의 임금을 깎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또 코렌스가 독일의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와 이미 사전 계약을 마쳐 판로로 확보됐다는 점에서 사업 추진의 안정성을 담보했다는 평가다. 코렌스는 향후 10년간 400만 대 분량의 전기자동차 관련 부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산업부 김용채 지역경제정책관은 “부산형 일자리 사업은 원청 기업이 협력업체와 함께 자동차 기술 개발에 투자하거나 고용 개선에 뜻을 모았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부와 부산시는 이번 사업이 원활히 추진될 경우 올해부터 3년간 총 605명(코렌스 EM의 고용 예정 인원), 2031년까지 총 4300명(코렌스 EM+협력업체)의 직접 고용이 창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무엇보다 고부가가치형 미래차 수출 인프라를 부산에 구축하는 계기가 마련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자동차 산업 불황 탈출 관건
하지만 이런 기대 효과가 실현되려면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국내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 산업이 장기 불황을 겪는다는 점에서 자칫 투자와 고용이 계획대로 이뤄지지 못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코렌스 EM과 협력업체 20개사가 2031년까지 부산 강서구 국제산업물류도시에 투자하기로 한 금액은 7600억 원에 달한다. 정부의 상생형 지역일자리 사업이 신규 고용 창출이 아닌 ‘지역 간 일자리 이동’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국제산업물류도시를 중심으로 고용이 늘게 되면 그만큼 인근 지역에서는 ‘취업 인구 이동’으로 일자리 문제가 오히려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상생형 지역일자리에 대한 정부의 지원 체계는 국가균형발전특별법 개정안이 지난 4일 공포되면서 모두 완성됐다. 오는 4월 5일 시행되는 이 개정안에는 참여 기업에 대한 자금·세제·입지 지원 방안과 근로자의 정주 여건 및 근로복지 개선책이 담겼다.
이에 따라 정부는 4월부터 상생형 일자리 공식 선정과 지원을 본격화한다. 상생 협약을 맺은 지자체가 신청을 하면 현장 방문과 자료수집, 사업 타당성 평가를 한 뒤 심의·의결 절차를 거쳐 최종 선정한다. 부산시 김윤일 일자리경제실장은 “부산시도 유치 신청서를 넣는다. 지정이 되면 1000억 원의 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다”면서 ”타지역도 경쟁력이 높겠지만 부산은 전기차라는 미래 자동차 산업이라는 테마와 원청과 하청의 협력 모델이라는 점에서 선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이석주 김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