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자체 차원 파격 지원 어려워
- 정부가 지역 살릴 정책 내놔야
유턴 기업에 수도권 부지를 우선 제공키로 한 정부의 리쇼어링(Reshoring·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 활성화 방안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부산지역 상공계는 정부가 유턴 기업 유치를 위해 수도권 규제 완화라는 ‘손 쉬운’ 해결책을 꺼내 들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전국경제인연합회와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재계의 수도권 규제 완화 요구를 별다른 고민없이 수용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지역 상공계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탈중국 가속화 등 글로벌 공급망이 변화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유턴 기업을 늘리겠다’는 정부의 입장은 당위성을 인정하면서도 그 혜택이 수도권에 집중될 경우 실질적인 효과가 나타날 지에 대해서는 물음표를 달고 있다.
유턴 기업 현황은 다른 나라에 비해서 저조한 상황이다. 미래통합당 추경호 의원실과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3년 12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국내로 복귀한 기업은 총 60곳으로 집계됐다. 어림잡아 연평균 10곳 수준이다. 반면 2014년부터 2018년까지 미국에서는 연평균 482개의 기업이 자국으로 돌아왔다. 일본에서도 2015년 한 해에만 724개의 유턴 기업이 나왔다.
이 때문에 정부가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수도권 공장총량제 완화 등 손 쉬운 유인책을 꺼내 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지역 균형 발전에 대한 고민은 반영되지 않고 고질적인 수도권 중심의 사고 방식을 그대로 드러냈다는 것이다.
부산경제진흥원 이상엽 선임연구위원은 “리쇼어링 자체는 산업구조 고도화와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해 필요한 정책이지만 정부가 수도권에만 집중할 게 아니라 경제 기반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비수도권에 초점을 맞춰야 했다”고 지적했다.
지역 상공계는 정부가 부산 울산 경남 등 비수도권의 리쇼어링을 활성화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수도권의 입지 여건만 ‘당근’으로 제시할 게 아니라 ‘지속가능한 균형발전’ 기조 아래 법과 제도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노력이 선행돼야 비로소 리쇼어링이 실효성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기업을 다시 돌아오게 하기 위해서는 산단 부지 무상 제공과 법인세 감면, 행정 편의 제공 등 파격적인 지원책이 수반돼야 한다. 하지만 재정난에 시달리는 지자체가 이런 지원책을 펴기는 쉽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결국 정부의 재정 지원과 규제 완화를 위한 법제 정비 등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부산상공회의소 심재운 조사연구본부장은 “대부분의 기업이 같은 조건이라면 수도권에 자리잡으려고 하는 상황에서 지역만의 이점을 살릴 수 있는 다양한 지원책이 필요하다. 정부의 의지의 문제”라면서 “정부가 유턴 기업을 무작정 수도권으로만 유치하려고 할 것이 아니라 각 지역에 특화된 산업에 맞춘 정책적인 고려를 해야 한다. 부산의 경우, 조선기자재와 자동차 부품, 신발 산업에서 타 지역보다 비교 우위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석주 배지열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