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구 까다롭고 일부 이행 어려워
- 해수부 “검토한 뒤 탄력적 대응”
코로나19 지속에 따른 각국의 봉쇄조치로 선원들의 자유로운 교대가 힘들어지면서 국제해사기구(IMO)를 중심으로 한 단체들이 공동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보조를 맞추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러나 요구사항이 까다로운 까닭에 실제 반영이 어려운 부분도 있어 조율이 필요해 보인다.
8일 해양수산부 등에 따르면 IMO는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안전한 선원 교대를 위한 프로토콜(규약)’ 준수를 회원국에 권고했다. 이번 규약은 지난 3월 IMO가 발표한 코로나19 대응 지침의 후속조치로 보다 구체적인 사안을 담고 있다. IMO 사무국은 선언문을 통해 “코로나19로 글로벌 해운산업이 중대한 도전에 직면했다”며 전 세계의 동참을 호소했다. IMO 규약에 대해서는 국제해운회의소(ICS)와 국제운수노조연맹(ITF) 등 12개 국제기구도 지지의사를 밝혔다.
IMO의 권고안에는 ▷국적을 불문하고 전문직인 선원 및 해양직 종사자를 ‘핵심 근로자’로 지정 후 지원 ▷선원들에게 국가 간 이동 제한에 대한 면제권 부여 ▷선원 교대 때 인증 증명 서류 간소화 ▷특정 국가 항만 하선 후 귀국 때 해당국 영토 통과 허용 등이 담겼다. 또 각국 정부와 해운사가 선박·직원 안전을 위해 필요한 조치 및 절차를 수립하도록 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IMO의 이번 조치는 코로나19로 인해 교대가 늦어지면서 선원들의 승선 기간이 규정치를 초과하고 있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추진됐다. 업계에서는 평상시에는 전 세계적으로 한 달에 10만 명 정도 선원 교체가 이뤄졌으나 코로나19 이후에는 이 과정이 거의 중지된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노동기구(ILO)의 해사노동협약(MLC)은 선원의 승선 기간을 12개월 미만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를 어기다 적발되면 선박은 제재를 받는 한편 해당 선원은 강제 하선해야 한다.
해수부는 될 수 있는 한 IMO의 권고안을 지킨다는 방침을 정해 놓고 있다. 규약 준수가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해운 강국의 위상 제고 등을 위해 적극 수용 의사를 내비쳤다. 또 일부 조항은 이미 시행되고 있는 것이어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선원의 자유로운 이동 보장의 경우 현재 한국은 대부분의 나라와 달리 국내 입국 후 검역과 자가격리 등을 거쳐 본국으로 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몇몇 권고안은 항만 당국뿐만 아니라 공항, 출입국 관리, 검역, 보건기관, 민간 선사들의 광범위한 공조가 필요해 이행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해수부는 내용을 면밀하게 검토한 뒤 수용이 가능하다는 판단이 서면 관계 기관과 적극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선원 교대 문제는 이제 전 세계 업계의 관심사가 됐다”며 “이런 점을 고려해 IMO 권고안에 대해 탄력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염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