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인·소득세 감면 한도 신설
- “투자 누계액의 50%만 혜택”
- 기업 유치 더 힘들어질 판
- 대신 상시채용 땐 추가 감면
정부가 지방 이전 기업에 대한 세금 감면 혜택을 축소하고, 일자리 창출 규모 등에 따라 감세 인센티브를 차등 적용키로 해 논란이 예상된다. 수도권 중심의 리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 활성화 정책과 ‘지방투자촉진보조금’ 제도 강화(국제신문 지난달 8일 자 6면 보도)와 맞물려 비수도권에 대한 기업 투자와 이전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0년 세법개정안’은 ▷코로나19 피해 극복 및 포스트 코로나 대비 ▷포용 기반 확충 및 상생·공정 강화 ▷조세 제도 합리화 및 납세자 친화 환경 조성 등 크게 3가지 방향으로 설계됐다.
정부는 이번 개정안에서 지방 이전 기업에 대한 세액 감면 제도(조세특례제한법)에 ‘감면 한도’를 신설하기로 했다. 특정 한도가 넘어가면 세액 감면 혜택을 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현재 정부는 수도권과밀억제권역(수도권)에 있는 기업이 공장이나 본사를 수도권 밖으로 옮기면 이전한 지역에서 발생한 소득에 대해 7년간 법인세와 소득세 전액(100%)을, 그 다음 3년간은 매년 50%를 감면해준다. 수도권 집중화를 막아 국가 균형발전을 이룬다는 취지로 1999년 도입됐다.
하지만 이번에 신설되는 감면 한도는 ‘해당 지역에 투자한 누계 금액의 50%까지’로 세제 혜택을 축소했다. 비수도권으로 본사를 옮긴 기업이 이전 첫해 소득이 발생했다면 지금은 그 소득에 대한 법인세와 소득세가 무조건 면제된다. 하지만 앞으로는 해당 면제액이 첫해 총투자액의 50%를 넘어가면 초과된 액수만큼은 면제받지 못한다. 대신 정부는 상시 근로자를 채용하면 1인당 1500만 원을 감면액에 포함시키는 완충 장치를 뒀다. 이전 기업은 투자와 고용을 늘려야만 세금 감면 혜택이 많이 주어지는 셈이다.
이번 조처는 기업 이전에 따른 조세 감면 혜택만 챙기는 사례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감사원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지방으로 이전한 기업의 법인세 감면액은 총 8361억 원이며, 이 가운데 91%인 7641억 원은 특정 2개 법인이 받았다.
조세 제도 합리화라는 정부의 취지에도 불구하고 세제 감면 혜택 축소로 비수도권 입장에서는 가뜩이나 힘든 기업 유치에 악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앞서 정부는 수도권 중심의 리쇼어링 정책을 발표한 데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수도권 소재 기업의 지방 이전을 유도하기 위한 ‘지방투자촉진보조금’ 제도를 대폭 강화한 바 있어 이번 충격파는 더 클 전망이다.
부산지역 상공계 관계자는 “파격적인 인센티브도 모자라는 마당에 세제 지원까지 줄이는 것은 지역의 현실을 도외시 한 정책”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