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을 4차 산업혁명의 허브로 조성하기 위한 ‘기술거래소’ 설립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스타트업이 개발한 기술의 가치를 매겨 투자를 유치하는 플랫폼을 부산 남구 문현금융단지 내에 구축하는 것이다. 핀테크 등 우수한 기술기업을 선정하는 ‘코스닥 라이징스타’에 4년 연속 이름을 올리지 못한 지역의 첨단산업 분야가 기술거래소 설립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낼지 기대를 모은다.
㈔한국핀테크연합회는 부산시와 부산테크노파크(부산TP), BNK부산은행 등과 한국형 기술거래소인 ‘붐업 혁신거래소(가칭)’ 설립을 위한 논의를 구체화시키는 중이라고 13일 밝혔다.
핀테크연합회는 오는 18일 부산TP에서 기술거래소 설립을 비롯해 기술성능 평가를 위한 테스트베드 구축 등을 국책과제로 추진하기 위해 실무 회의를 연다. 핀테크연합회는 핀테크와 블록체인 관련 국내 500여 개 업체가 모인 단체로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전문성과 영향력이 가장 큰 단체로 꼽힌다.
핀테크연합과 시 등은 증권이나 파생상품처럼 기술력을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설정했다. 현재 국내 환경에서는 핀테크 관련 스타트업이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조 원 이상)으로 성장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스타트업이 개발한 신기술을 대기업이 가로채는 사례가 허다하다. 또 자금력 없는 신생 기업은 대규모 투자 유치도 쉽지 않다.
이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기술거래소다. 스타트업이 기술을 개발하면 AI(인공지능)가 기술의 가치를 평가하고, 1000여 명으로 이뤄진 집단기술배심원이 신기술이 상용화될 경우를 상정해 구매 여부 등을 투표한다. 이후 정부나 지자체, 민간기업이 선정된 신기술 개발에 투자하는 시스템이다. 국내에서는 생소한 개념이지만, 미국과 영국 등에서는 일반화됐다.
기술거래소 플랫폼이 구축될 곳은 문현금융단지 안의 복합개발사업 3단계 건물이다. 3단계 사업은 핀테크·블록체인 등 디지털 융합 사무공간을 만드는 것인 만큼 관련 기업과 기술거래소가 한 곳에 모이면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시 김윤일 일자리경제실장은 “많은 금융 공기업과 은행이 문현금융단지 내에 모여 있어 기술거래소를 조성할 수 있다면 엄청난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핀테크연합 홍준영 의장은 “세계 기술거래 시장에서 미국은 2000조, 중국은 500조 규모를 차지하지만 한국은 1조 수준에 그친다”며 “기술거래소 설립이 현실화되면 글로벌 핀테크 산업에서 부산의 영향력이 한층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