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존 기기보다 규모·성능 우수
- 방사선 의과학단지 조성 탄력
수년간 표류했던 중입자가속기의 부산 기장군 방사선 의과학산업단지 구축이 본궤도에 올랐다. 기기 구축과 시운전이 끝나는 2024년 연말부터 본격적으로 난치성 암 환자 진료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는 31일 중입자가속기 도입·운영을 총괄하는 서울대병원이 도시바·DK메디칼솔루션 컨소시엄과 기기 도입을 위한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이날 계약 체결식(사진)은 코로나19로 화상시스템을 통해 원격으로 진행됐다. 서울대병원 김연수 원장과 도시바 히타자와 사장, DK메디칼솔류션 이창규 회장 등이 참석했다.
중입자가속기는 탄소를 빛의 속도로 가속한 빔을 암세포에 조사하는 차세대 의료기기다. 폐암이나 골육종, 직장암 등 난치성 암 치료에 탁월한데, 중입자 치료를 받으면 폐암 5년 생존율이 15.5%에서 39.8%로 늘어난 사례가 있다. 과거 방사선 치료는 수십 차례 병원을 방문해야 했지만 중입자 치료는 초기 폐암의 경우 1회만 치료하면 된다. 치료시간도 30분 정도로 매우 짧다.
기장 중입자치료센터에 구축될 기기는 조사야(병 발생 위치에서 한 방향으로 쬐는 면의 범위)가 가로세로 30×40㎝로 세계 최대 크기다. 현재 다른 병원에 구축된 기기의 조사야는 20×20㎝ 정도다. 또 예전 기기는 중입자선을 쬐기 위해 환자가 몸을 돌려야 했으나 기장군의 것은 ‘회전 갠트리’ 방식이다. 환자가 누워있으면 기기가 360도 회전한다.
정부와 부산시는 2016년 6월 1000억 원을 들여 기장군 의과학산단에 중입자가속기 치료센터를 건립했다. 하지만 그 이후 수년간 중입자가속기 발주가 지지부진하면서 사업은 표류했다. 애초 사업 총괄운영을 맡은 한국원자력의학원이 개발분담금 750억 원을 확보하지 못해 운영권을 서울대병원 측에 넘겼다. 또 애초 외국에 없는 새 기종(사이클로트론)의 기기를 개발하려고 했으나 연구개발기간이 너무 길고 비용 부담이 커 일본·독일 등에서 운영 중인 싱크트론 방식의 기종 도입을 하는 것으로 계획을 바꾸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1950억 원이던 사업비가 656억6000만 원 증가해 2606억6000만 원이 됐다. 시는 오는 2023년 연말까지 기장군 내 기기 구축을 마무리하고 시운전을 거쳐 2024년 연말부터 환자를 받을 계획이다.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