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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미적댄 사이, 3조대 관광인프라 수도권에 빼앗겨

‘웨이브파크’의 교훈

  • 장호정 기자 lighthouse@kookje.co.kr
  •  |   입력 : 2020-10-08 19:55:26
  •  |   본지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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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 건설사 대원플러스그룹 측
- 애초 오시리아 건립 희망했지만
- 市 2년 검토만… 기회 차버린 꼴
- 시흥시는 적극 지원 앞세워 유치

- 해상케이블카 등 지역 사업 답보
- 공익 담보 땐 전향적 검토 절실

지난 7일 경기도 시흥시 시화MTV(멀티테크노밸리) 거북섬 내에 개장한 ‘웨이브파크’가 국제관광도시 부산에 묵직한 메시지를 던졌다. 각종 규제와 소극적인 행정 지원으로 기업의 역외 이전에 속수무책이었던 부산시가 이제는 대형 관광 인프라마저 다른 시·도로 유출되는 광경을 목격한 것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도심형 인공서핑 복합테마파크인 웨이브파크는 부산지역 건설사인 대원플러스그룹이 만들었다. 축구장 5배 크기로, 1년 365일 서핑이 가능하다. 서핑 외에도 가족 단위의 휴양객을 위해 도쿄 디즈니씨와 같은 다양한 어트랙션 코스도 갖추고 있다. 총 3조 5000억 원이 투자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대원플러스건설은 20년간 무상 사용하고, 수익허가 방식으로 운영하는데, 20년간 8조 8000억 원의 생산유발과 5만 4000명의 고용유발이 기대된다.
지난 7일 개장한 세계 최대 규모의 도심형 인공서핑 복합테마파크인 ‘웨이브파크’ 전경. 축구장 5배 크기로, 1년 365일 서핑이 가능하다. 연합뉴스
■“관광 인프라 역외 유출 씁쓸”

송도케이블카 사업을 성공시킨 대원플러스그룹은 2016년 동부산관광단지에 웨이브파크를 조성하는 방안을 부산시에 먼저 제안했지만, 시가 2년 넘게 검토만 하다 무산됐다. 경기도는 이틈을 놓치지 않고 사업을 유치했다. 임병택 시흥시장은 대원플러스그룹 최삼섭 회장에게 수시로 전화를 걸어 소통하며 적극적인 행정 지원을 펼쳤다.

이날 개장식에는 부산지역 상공계와 학계, 언론계 인사 60여 명이 버스 3대에 나눠 타고 개장식에 참석해 시설을 관람하는 등 깊은 관심을 보였다. 장복만 동원개발 회장, 진광수 이진건설 회장,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박원양 삼미건설 회장 등 건설업계는 물론 신정택·송규정 전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양재생 은산해운항공 회장, 박용수 골든블루 회장, 이장호 전 BNK그룹 회장, 이해동 전 부산시의회 의장, 서의택 전 부산외대 총장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시설을 관람한 지역 인사들은 한 목소리로 “축하할 일이지만 씁쓸하다”고 말했다. 한 상공계 인사는 “국제관광도시로 선정된 부산에 이렇다 할 관광 인프라가 없는 상황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인공서핑장이 부산이 아닌 경기도에 조성된 것은 참 안타깝다”면서 “오죽하면 부산기업이 경기도에서 사업을 하겠느냐. 고용 창출과 관광객 유입으로 인한 지역 경제활성화 측면에서 부산시는 이번 사건을 엄중한 인식으로 바라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기도는 웨이브파크 개장에 고무된 표정이다. 이날 개장식에는 이재명 경기지사와 임병택 시흥시장은 물론 박재현 수자원공사 사장, 조정식·문정복 국회의원도 참석했다. 특히 임 시장은 개장식 이후 열린 만찬에 들러 부산지역 상공계 인사들과 인사를 나누며 ‘제2의 웨이브파크’ 유치에 열을 올렸다는 후문이다. 반면 시 인사는 한 명도 얼굴을 비치지 않아 대조적인 광경을 연출했다. 한 상공인은 “부산시 인사가 낯부끄러워 오겠나”며 혀를 찼다.

■해상케이블카 등 진전 없어

웨이브파크 사태는 현재 지역에서 논의가 진행 중인 관광인프라 개발 사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기대 해상케이블카와 황령산 전망대 등 굵직한 관광개발사업이 찬반 논쟁으로 얼룩져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시가 국제관광도시 사업으로 내세운 사업도 대부분이 콘텐츠 위주여서 부산관광을 대표할 만한 ‘킬러 인프라’가 없는 상황이지만 시의 적극적인 행정 의지는 보이지 않는다.

지역 관광업계의 한 관계자는 “케이블카 사업이 대박이 난 목포는 지역 국회의원과 목포시가 나서 민자유치를 통해 사업이 성공했고. 울산시도 시장이 선거 공약으로 대왕암케이블카와 신불산 케이블카를 채택할 정도로 지자체의 관광 인프라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하지만 부산은 찬반 논쟁으로 시간만 보내고 있다”면서 “공익성을 담보하는 차원에서 시가 관광 인프라 개발에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장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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