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도 공동운영 효율성 떨어져
- 사업 분리 등 새 플랫폼 필요성
국무조정실 감사와 내부 갈등으로 내홍을 겪는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이하 부진경자청·국제신문 20일 자 3면 보도)이 외자 유치 등 실적 면에서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현재 ‘한 지붕 두 가족’ 체제의 부진경자청의 사업 영역을 부산과 경남으로 분리하는 것을 포함해 새로운 투자 유치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0일 더불어민주당 신정훈 의원실에 따르면 전국 경제자유구역별 외국인 투자 실적 현황(2010~2020년 6월 합계)을 보면 부산·진해 경자구역의 외투 유치 실적은 22억64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전체 비중에서는 13.9%로 2위에 올랐다.
하지만 부진경자청(2004년)과 비슷한 시기에 출범한 인천경자청(2003년)과의 외투 유치 실적을 비교하면 부진이 심각하다. 외투 유치 1위인 인천경자청은 전체 72.6%의 비중인 118억3700만 달러(72.6%)를 기록해 부진경자청의 5배에 달한다. 수도권에 집중된 인프라와 투자 환경 등을 고려해도 부진경자청의 실적은 기대 이하라는 평가다.
부진경자청이 활기를 찾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로 조직 구성의 ‘태생적’ 한계가 지적된다. 부진경자청은 부산시와 경남도의 조합 형태로 출범해 공동 운영하며, 청장 임명권도 번갈아 가진다. 이 때문에 조직의 화학적 결합이 이뤄지지 않아 업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최근 외국계 기업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개발사업이 무산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호텔과 리조트 등 2조 원 규모의 대규모 개발 사업이 예정됐지만 인·허가가 계속 미뤄지고 담당 공무원이 교체되면서 기업들이 투자 의사를 철회했다. 부진경자청 근무경험이 있는 한 인사는 “경제자유구역은 외자 유치 등 기업 활동을 돕기 위해 예외적인 경제 활동을 인정하는 특별구역이지만 취지를 살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기업을 하나라도 더 유치해야 하는데 행정 절차에 더 신경을 쓰는 모양새”라고 짚었다.
조직 형태도 문제를 드러냈다. 부진경자청은 지난해 말 기능별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부산시 파견 공무원이 경남 지역 관련 업무를 맡고 경남도 출신 공무원이 부산지역 업무를 담당했다. 해당 지역 출신 공무원이 내용을 모른 채 사업이 진행되다 보니 내용을 다시 파악하면서 추진 속도가 느려졌다. 그러다 파견 기간이 끝나면 담당자가 바뀌면서 사업 검토가 원점으로 돌아가는 등 우여곡절도 많다. 한 기업의 관계자는 “도와주려는 게 아니라 규제를 들이대면서 사업 시기를 계속 늦춘 탓에 손해가 막심하다”면서 부진경자청의 행정 편의주의를 질타했다.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부진경자청 조직과 사업 담당 지역을 부산과 경남으로 이원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부산지역 산업계 관계자는 “관과 기업의 유착 우려도 있지만, 공무원이 속사정을 잘 알고 있는 지역별로 개발 계획을 추진하는 게 효율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부진경자청은 이날 국제신문 보도에 대해 지난 19일 ‘경남 출신 공무원이 단체행동에 나선 것’은 경남과 부산 출신 직원을 포함한 투자유치부 직원이 부서 내 애로사항을 청장에게 보고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직원들이 대거 원소속 기관으로 복귀’한 데 대해서는 조기 복귀자 4명 중 3명이 질병, 본인 희망, 장거리 출퇴근에 따른 애로 등으로 요청한 사항에 따랐으며, 다른 1명은 인사담당자의 요청을 원소속 기관에서 수용한 결과라고 밝혀왔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