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李부회장 상주로 법정 불출석
- 전문심리위원 선정·일정 놓고
- 재판부·특검은 팽팽한 신경전
- 최종 변론기일 내달 조정키로
- 정재계 인사 빈소 조문 잇따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출석하지 않은 채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이 재개됐지만 재판부와 박영수 특별검사팀 간 신경전 속에 분위기는 냉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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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삼성병원 장례식장에 많은 정·재계 인사가 들러 조문했다. 사진 왼쪽부터 정세균 국무총리,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주호영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 |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송영승 강상욱 부장판사)는 26일 뇌물공여 등 혐의를 받는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공판 준비기일을 열었다. 이날 공판 준비기일은 재판부가 이례적으로 피고인 소환장을 발부하면서 이 부회장의 출석 여부가 주목받았다. 하지만 전날 선친인 이건희 회장의 별세로 이 부회장이 상을 치러야 해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았다.
이재용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에게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와 지배구조 개편 등을 도와달라는 청탁을 하고 그 대가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미르·K스포츠재단 등을 지원하는 명목으로 298억2535만 원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이 부회장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지만, 2심은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 부회장 등에 대한 상고심에서 “목적을 의식한 승계 작업이 존재하지 않았다”며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지난 1월 17일 공판 이후 특검팀이 “편향적인 재판을 한다”며 재판부 변경을 신청한 뒤 약 9개월 만에 공판이 열렸지만 재판부와 특검은 전문심리위원 선정 절차와 향후 재판 일정 등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였다.
재판부는 “특검이 이번 주 목요일(29일)까지 중립적인 후보를 추천하면 상대방의 의견을 듣고 신속하게 결정하겠다”고 제안했다. 다음 주 안에 추가 전문심리위원 참여를 결정하고, 다음 달 16∼20일 전문심리위원 면담 조사를 진행한 뒤 같은 달 30일 위원들의 의견 진술을 듣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특검 측은 “11월 16일부터 20일까지 닷새라는 기간은 너무 짧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향후 재판 일정을 놓고서도 재판부와 특검은 의견을 달리했다. 재판부는 오는 12월 14일을 최종 변론기일로 지정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특검 측이 이의를 제기했다. 결국 양측은 다음 달 9일 공판기일에 일정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한편 고 이건희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은 비공개 가족장으로 진행됐음에도 고인을 기리는 정·재계 인사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오전 한 시간가량 유가족이 참석한 가운데 고인의 입관식이 진행됐다.
정옥재 기자 일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