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출고가 80만 원대 스마트폰 경쟁이 후끈 달아오른다. 이 가격대의 ‘중가폰’은 각 사를 대표하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주요 기능을 탑재했으면서도 가격은 부담 없는 게 최대 장점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소비자 지갑이 얇아진 데다 한동안 억눌렸던 스마트폰 수요가 올해 하반기 높아질 것을 감안해 각 사는 ‘중가폰’으로 시장 점유율 끌어올리기에 나선 셈이다.

모델이 갤럭시 S20 FE 사용 모습을 연출한 장면. 삼성전자 제공

아이폰 12 시리즈 모습. 애플 제공

삼성전자는 ‘갤럭시 S20 팬 에디션(FE)’으로 중가폰 시장에 뛰어들었다. 올해 상반기 출시됐던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0의 부드러운 디스플레이(120Hz 주사율), 인공지능 기반의 카메라(3200만 화소의 전면 카메라), 고사양 칩셋(퀄컴 스냅드래곤 865), 대용량 배터리(4500mAh)를 탑재했다는 게 삼성전자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0 FE 판매량을 늘려 갤럭시에서 아이폰 12로 갈아타려는 고객을 붙들어 두는 게 1차 목표다. 게다가 치고 올라오는 LG전자의 기세도 눌러야 한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아이폰 12와의 경쟁과 함께 LG전자의 ‘LG 벨벳 잠재우기’로 시급한 상황이다.

갤럭시 S20 FE는 갤럭시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큰 듀얼 픽셀 이미지 센서를 후면에 탑재했다. 저조도에서 촬영해도 선명한 사진 품질을 얻을 수 있다. 출고가는 LG벨벳과 가격이 같다. LG벨벳 수요를 뺏아오겠다는 삼성전자 전략이다.

일부 이동통신사 대리점에서는 중가폰을 찾는 고객에게 삼성전자가 지난 9월 출시한 갤럭시 A90을 권하기도 한다. 이 폰 역시 4800만 화소의 기본 카메라, 3200만 화소의 전면 카메라에 퀄컴의 스냅드래곤 855 칩셋을 탑재했으며 4500mAh의 대용량 배터리를 갖췄다.

LG전자가 올해 상반기 출시한 준프리미엄폰 LG벨벳은 최근에도 LG전자의 스마트폰 라인업 가운데 가장 잘 팔리는 모델이다. 올해 상반기 LG전자의 전략 스마트폰으로 출시된 이 제품은 이제 막판 마케팅에 돌입했다. 지난달 30일 발표된 LG전자의 올해 3분기 영업실적(연결 기준)에서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 사업부의 영업손실은 148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1612억 원)보다 128억 원의 손실을 줄였다. 손실 감소분은 LG벨벳 판매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LG벨벳 모습. LG전자 제공

일부 이동통신사는 LG벨벳의 공시 지원금을 대폭 올려 ‘막판 세몰이’에 나섰다. LG유플러스는 LG 벨벳의 공시지원금을 최대 60만 원(8만5000원 요금제 이상)으로 올렸다. 갤럭시 S20 FE 공세에 대한 LG전자의 맞대응이다. LG 벨벳은 퀄컴의 5G 칩셋인 스냅드래곤 765 5G를 탑재했고 무게는 180g으로 갤럭시 S20 FE보다 10g 가볍다. 스마트폰 무게 10g은 여성이나 폰을 오래 사용하는 이에게는 매우 중요하다.

애플은 국내에서 아이폰 12 시리즈의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갔다. 아이폰 12 시리즈 네 종 가운데에는 5.4형 아이폰 12 미니가 얼마나 팔릴지 업계가 주목한다. 아이폰12 미니는 칩·카메라·디스플레이 등의 스펙은 아이폰12와 똑같으면서 크기만 줄였다. 아이폰 12 미니는 출고가 90만 원대 중반부터 시작한다. 아이폰 12 미니는 사전 주문은 오는 6일부터 들어가고 매장 판매는 오는 13일부터 시작된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