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 탓에 항공편 이용 못해
- 사상 처음 아라온호 타고 이동
- 김일찬 대장 “대원 안전 등 걱정
- 극지연구 발전위해 최선 다할것”
 |
| 남극과학기지 월동연구대를 태운 아라온호가 지난달 31일 전남 광양항을 출발해 139일간의 남극항해를 시작했다. 사진은 광양항 출발 전에 배에 탄 월동연구대에 가족과 관계자들이 환송 인사를 하는 모습. 극지연구소 제공 |
“이런 방식으로 월동연구대를 교체하는 게 처음이라 걱정이 많습니다. 떠나기 전부터 2주간 격리됐고 대원들은 최장 76일간 배(아라온호)를 타고 남극에 가서 현지 월동연구대와 교대를 해야 하니 대장으로서 모든 대원이 안전하게 연구를 마치고 귀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남극 장보고과학기지 김일찬 월동연구대장·사진)
남극과학기지 월동연구대를 태운 국내 유일한 쇄빙연구선 아라온호가 지난달 31일 월동연구대(하계연구팀 포함) 35명 등 총 84명의 승무원을 태우고 전남 광양항을 출발, 139일간의 남극항해를 시작했다.
지금까지는 매년 11~12월 항공기를 통해 월동연구대 교대가 이루어졌으나, 올해는 코로나19가 남극으로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아라온호로 교대한다. 아라온호는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중간에 정박하거나 하선하지 않고 유류 등만 보급하면서 기지까지 직접 가기 때문에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다.
연구원들은 남극 장보고과학기지와 세종과학기지를 차례로 들러 월동연구대 교대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4500㎞ 가량 떨어진 두 기지 간 항해에도 한달 이상 소요된다. 이렇게 되면 마지막 기항지인 남극 세종과학기지에서 내리는 월동연구대는 76일간 아라온호를 타게 된다. 아라온호는 장보고과학기지 주변 로스해와 세종과학기지 주변 해역 등에서의 연구 활동을 지원하고 내년 3월 139일간의 항해를 마치고 국내로 돌아온다. 코로나19 탓에 유례없이 최장 기간 아라온호에 승선한 채 월동연구대 교체를 해야 하기 때문에 대원들은 물론 이들을 이끄는 월동연구대장의 부담도 클 수밖에 없다.
지난달 31일 아라온호가 출항하기 전 전화인터뷰를 한 장보고기지 김일찬(52) 월동연구대장은 “코로나로 남극 연구를 중단할 수 없다. 무사히 임무를 마치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월동연구대는 연구원, 기지운영 인력, 의료지원 인력 등으로 구성되며, 남극세종과학기지와 남극장보고과학기지에 각각 파견돼 1년간 기지에 체류하면서 극지과학 연구와 기지 유지보수 임무를 수행한다.
극지연구소의 책임연구원인 김 대장은 “남극에 6번째 간다. 남극은 여름 시즌인 지금 연구원들이 대거 들어온다. 이번에는 코로나 때문에 기지에서도 한국인 출입을 제한하기 때문에 하계연구팀은 기지 근처 캠프나 해상에서 배를 타고 연구하도록 돼 있다”고 설명했다. 월동연구대는 극지연구소에서 파견하는 인원 외에 연구직을 포함해 전기·냉각설비, 중장비 운용인력을 외부 공고를 통해 선발한다. 이에 연구대원 상당수가 처음 배를 타고 남극으로 가기 때문에 배멀미 등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대장은 미국 영국 이탈리아 등의 연구진은 항공기를 이용한 뒤 경유국에서 격리된 채 남극으로 들어간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김 대장은 “월동연구원 전원이 출항 전 코로나19 검사와 2주간 격리를 마친 후 아라온호에 바로 탑승하기 때문에 만날 기회가 거의 없었다. 대장으로서 1년 동안 대원들이 잘 어울리도록 하면서 극지연구의 발전을 위해 주어진 임무를 완수하고 돌아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남극으로 출발하는 월동연구대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월동연구대 교대 임무가 끝나면 아라온호는 장보고과학기지 주변 로스해 해양보호구역에서 남극 해양 생물자원의 분포 자료를 수집한다. 특히, 로스해 북부 수역에 집중되었던 연구 범위를 남부 수역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세종과학기지 주변 해역에서는 남극에서 발생하는 지진현상 분석에 필요한 해저지형 레이더 정보를 수집할 예정이다.
임은정 기자 iej0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