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김포공항 기능 강화 포함돼
- 동남권 신공항 건설 차질 우려도
정부가 수도권 집중 현상을 최대한 억제하는 선에서 정책을 수행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제4차 수도권 정비계획(2021~2040년)을 확정·고시했다. 그러나 5년마다 성과를 평가한 뒤 필요하면 변경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예외 규정이 많아 겉으로만 비수도권과의 상생을 내세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대통령 승인을 거쳐 고시된 수도권 정비계획의 핵심 과제는 균형발전, 주민 삶의 질, 혁신성장, 평화경제다. 산업·인구집중 등 수도권의 고질적 문제를 해결해 비수도권과의 격차를 줄이겠다는 것이 목적이다. 여기에 공장총량제 유지·공업지역 총량 증대 억제 등 그동안 비수도권에서 요구해 온 내용 등이 포함됐다.
하지만 이런 명분과 달리 이번 계획에도 수도권 집중 현상을 심화시킬 수 있는 요소들이 곳곳에 들어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수도권정비계획에 대한 5년 단위의 재검토 의무화 조항이다. 지난해 12월 개정된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따라 국토교통부는 5년간 실적 평가 뒤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계획안을 변경할 수 있다. 또 공업용지 조성 계획에서도 무분별한 허가는 지양한다는 원칙을 세웠으나 ‘국가적 필요에 의해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요청하여 수도권정비위원회에서 불가피하다고 인정’하면 추가 공급이 될 수 있도록 했다. 이럴 경우 공장총량제 유지 등의 원칙은 ‘필요성’이라는 전제 아래 언제든지 파기 또는 축소가 가능해진다.
이와 함께 산업단지 재배치도 역외 이전이 아니라 수도권 내 과밀지역에서 비과밀지역으로 옮기는 수준으로 추진돼 전체 물량에는 변동이 없다. 이 때문에 정부가 이번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수도권 지자체의 규제 완화 주장을 대폭수용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일부에서는 정비계획에 담긴 인천공항 및 김포공항의 기능 강화가 동남권 신공항 건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거론한다. 정부는 항공 인프라의 지속적인 확충으로 인천공항의 ‘초격차’ 확보, 항공분야 홍보·관광·문화 중심지로 김포공항 육성 등을 제시했다. 지역사회에서는 인천공항의 역량을 키우는 것은 수긍할 수 있는 일이나 정부의 공항 정책이 지나치게 수도권 위주로 진행되면 지역 불균형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국토균형발전을 위해 17개 시·도 및 중앙행정기관과의 의견 조회, 전국 권역별 간담회, 비수도권 인사들이 참석한 공개 토론회 등을 거친 뒤 정비계획을 마련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권역별 간담회는 정부안을 알려주는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공개토론회도 최종 방안이 사실상 거의 확정된 지난달 온라인으로 단 한 차례 개최돼 충분한 의견 수렴이 안 된 데다 비수도권의 요구를 반영할 시간적 여유조차 없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요식행위였다는 비판이 나온다. 염창현 기자 haore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