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 전, 마창대교 및 거가대교 공사에 참여하면서 기술 없는 설움을 뼈져리게 느꼈습니다. 당시 주요 부분을 유럽 기술로 진행했는데 외국 기술자들은 좋은 근무 여건에서 많은 연봉을 받는 반면 위험하고 힘든 일은 우리 기술자들이 다 하는 것을 보고 선배 기술자로서 미안한 마음이 컸습니다.”
㈜유주의 김상기(동아대 자원공학과 졸업) 대표가 십수년간 기술개발에 몰두한 이유다. 당시 유주는 회사가 어려워 김 대표는 업무가 끝난 후 야간에 직원 1명과 함께 연구를 이어갔다. 기술개발에 성공한 뒤 특허를 취득하고 홍보하던 중 국토부의 산하 기관인 국토과학기술진흥원(KAIA)과 해양과학기술진흥원(KIMST)의 연구과제에 잇따라 선정되면서 기술 상용화에 성큼 다가섰다.
김 대표는 기술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특허 기술에 대한 시각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공 건설 분야에서 특허 기술을 적용한다면 특정 업체에 특혜를 준 것처럼 여겨져 관계자들이 꺼릴 때가 많다. 전 세계는 특허 전쟁 중이다. 개발된 기술이 국내 사업에 적용되고 그 실적을 바탕으로 해외에 진출하는 기술의 선순환 구조가 형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해양수산부에서는 시험시공 선정 사업을 통해 사장될 뻔한 좋은 기술을 선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현장에 시공함으로써 기술의 우수성을 검증하는 제도를 만들었다. 현재 유주는 이 제도를 통해 목포 어선부두에 타이셀 공법을 시공 중이며, 인천 진두항 공사 현장에서는 천공타이셀 공법이 선정됐다.
김 대표는 “미국 중소기업이었던 신재생에너지 기업 넥스트에라-에너지(Next Era Energy)의 기업가치가 100년 권위의 엑손 모빌을 추월하면서 석유 시대 종말을 예고했다. 신재생 발전 기술로 기존 에너지 시장의 판을 흔들었기에 가능했다. 해양·항만 시장에서도 새로운 기술과 특허 독점권으로 기존 판을 흔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유주의 신공법은 바다를 접하고 있는 전 세계 국가의 방파제 및 부두 등에 쓰이는 핵심 원천 기술이다. 국내 시장 검증으로 기존 공법보다 공사비 절감이 가능하고, 지진에 강하다는 게 입증됐기 때문에 해외시장 개척 규모는 어마어마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임은정 기자 iej0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