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코 인수 후보” 보도 나오자
- 산업은행 “검토한 적 없다” 부인
산업은행이 국적선사인 HMM(옛 현대상선)의 조기 민영화를 위해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해운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지난해 유례 없는 해운산업 활황으로 경영 정상화가 진행되고 있는 지금이 HMM을 매각할 적기라는 판단이 섰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반면, 수년간 적자에 시달리던 HMM의 ‘반짝 호황’으로 매각하기엔 시기 상조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8일 한 경제신문은 정부 고위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산업은행 등이 HMM의 민영화 검토에 나설 것이며, 산은은 포스코를 최적 인수 후보로 꼽고 있다”고 보도했다.
포스코는 지난해 물류 자회사 설립을 검토하다 좌초되는 등 해운업 진출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MM의 최대 주주는 지분 12.61%를 보유한 산업은행이다. 해운업 불황이 10년 간 이어지면서 한동안 매각 작업에 나서지 않던 산은의 HMM매각설이 새어 나오는 것은 바뀐 시장 상황 때문이다. HMM은 해운업 불황에 따른 막대한 적자로 2016년 구조조정 당시 대주주였던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지분을 7대 1 비율로 차등 감자하며 대주주가 채권단으로 바뀌었다. 산은 자회사로 편입돼 그동안 3조 원 넘는 공적자금이 투입됐지만 2016년 8333억 원 적자부터 2019년까지 총 2조982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추락하던 HMM에 코로나19 사태가 뜻밖의 날개를 달아 줬다. 전 세계 물동량이 급증하면서 글로벌 해운 시장 운임이 폭등했고, HMM은 정부의 ‘해운재건 5개년 계획’에 따라 세계 최대 규모인 2만4000TEU급 선박 12척을 차례로 투입하면서 해운동맹 활동도 개시됐다.
이를 바탕으로 21분기 만인 지난해 2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이어 3분기에는 10년 이래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 모든 상황이 HMM 매각 가능성을 이전보다 한층 높이는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지난해 코로나19라는 비정상적인 시장 상황에서 이례적으로 호황이 발생한 데다, 현재 글로벌 경제가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민영화 논의가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나온다. 해운업계의 한 관계자는 “산은 입장에서는 언제까지 공적자금을 투입할 수 없는 상황이니 분위기가 좋을 때 제값 받고 파는 게 나을 수도 있다. 하지만 2분기 부터 글로벌 해운 시장 운임이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조금 더 지켜보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화주와 얼라이언스 입장에서는 국영 기업이 주주라는 신뢰성이 크기 때문에 마케팅 측면에서 그간 많은 이점이 있었을 것이다”고 밝혔다.
이날 산업은행은 “HMM 매각을 검토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으며, 인수 후보로 거론된 포스코도 공시를 통해 “산업은행으로부터 HMM 인수를 제안받은 적 없다”고 밝혔다. 임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