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업계, 애플 비밀주의 작용 추정
- 임원 주식 처분에 개미들 공분
현대차그룹이 자율주행차 ‘애플카’ 생산 협의를 하고 있지 않다고 8일 공식 입장을 밝히면서 관련 주가가 급락했다. 애플카 생산에 대한 기대감으로 현대차·기아차 등 관련 주식을 사들였던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이 클 것으로 관측된다. 공교롭게도 일부 현대차 임원들이 현대차 주가가 급등한 지난달 주식을 처분한 것을 두고 투자자들 사이에서 애플과의 협상 결과를 예단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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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그룹이 자율주행차 생산과 관련해 애플과 협의를 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면서 8일 현대차와 기아차 주가가 동반 하락했다. 연합뉴스 |
현대차·기아차는 이날 “애플과 자율주행차량 개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며 “다수의 기업으로부터 자율주행 전기차 관련 공동개발 협력 요청을 받고 있으나 초기 단계로 결정된 바 없다”고 공시했다. 전기차 등 미래차 부품을 생산하는 현대모비스도 이날 같은 내용을 공시했다. 현대차그룹의 공시 직후 관련주들이 급락, 이날 하루 동안 주식시장에서 현대차그룹 관련 5개 기업 시총 13조5000억 원이 증발했다. 현대차는 전 거래일보다 6.21% 떨어진 23만4000원에 마감했으며, 기아차(-14.98%), 현대모비스(-8.65%), 현대위아(-11.90%), 현대글로비스(-9.50%) 등도 급락했다. 이들 5개 기업의 시총은 약 125조4000억 원으로, 지난 5일 종가 대비 9.7% 줄어들었다. 앞서 지난달 8일 애플이 2024년까지 자율주행 전기차 생산을 목표로 현대차·기아차를 유력한 개발 협의 대상으로 꼽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나오자 당일 현대차(+19.42%)를 비롯해 기아차(+8.41%), 현대모비스(18.06%), 현대위아(21.33%) 등 관련 기업의 주가는 급등했다. 현대차그룹은 애플에 대한 직접적 언급을 피했지만, 다수의 기업과 협의 중이라며 간접적으로 인정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양측의 협의 중단에 애플의 비밀주의가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은 공급업체에 대한 비밀유지를 엄격하게 준수하는데 한국 관련 주가가 급등하는 등 파급력이 커지자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애플은 현대차그룹에도 애플카에 대한 언급을 하지 말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이 자칫 애플의 하청업체로 전락해 전기차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그룹 내부 우려도 이번 협의 중단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새로운 미래차 환경을 앞둔 상황에서 자체 전기차 브랜드 확대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그룹 임원들의 주식 처분은 상당한 차익을 남기면서 개인 주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6일부터 최근까지 현대자동차 미등기 임원 11명은 약 6억 원 규모의 자사주 일부를 매도했다.
안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