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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배로 끌어올린 사업속도…난개발 없는 해양문화 거점 고민

북항 통합개발추진단 출범 2주년 성과와 과제

  • 임은정 기자 iej09@kookje.co.kr
  •  |   입력 : 2021-03-04 19:14:26
  •  |   본지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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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수부 산하 범정부 추진단 꾸려
- 연말 1단계 기반시설 95% 조성
- 개발이익 재투자방식 채택 주목

- 2단계는 엑스포유치 전 착공해야
- 철도 재배치·부두 이전 등 난제
- ‘북항재개발청’ 설립 필요 지적도

‘45% 대 77.8%’

‘부산항 북항 재개발사업’의 추진 속도를 단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공정률이다. 전자는 2008년부터 2019년 초까지 11년간 진행한 사업 속도인 반면 후자는 2019년 3월부터 2021년 2월까지 최근 2년간 달성한 수치다. 단순히 계산해보면, 지난 11년 동안 북항 재개발사업은 공사 흉내만 내며 연간 4%대의 공정률을 보였다면, 지난 2년간은 이전에 비해 연간 4배의 속도로 사업을 밀어붙였다. 내년 상반기 마무리가 예상되는 북항 1단계 재개발사업은 연말까지 기반시설(도로, 공원녹지, 보행로, 주차시설, 트램용 레일 등) 조성 공정률 95%를 목표로 한다.

1단계 재개발사업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면서 오는 2030년까지 예정된 2단계 사업 논의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처럼 2019년 3월 이후 부산 원도심의 모습을 바꿀 북항 재개발사업에 가속도가 붙었고, 이는 정부부처 및 공공기관들로 구성된 연합군이 현장에서 진두지휘했기에 가능했다.
부산항 북항 1단계 재개발사업이 완료된 뒤의 조감도. 북항 통합개발추진단 제공
■완행기차서 고속철로 갈아탄 1단계

1단계 재개발사업은 국내 처음으로 이뤄지는 항만 재개발 사업으로, 부산항 1~4부두, 연안부두, 국제여객부두, 중앙부두 등 노화된 항만부지(154만㎡·46만여 평)를 재개발하는 것이 골자다. 예산은 2조 4000억 원이다. 해양수산부가 큰 틀을 짜고, 부산항만공사가 부지 및 기반시설 조성을 맡았다. 하지만 2008년 첫 삽을 뜬 뒤 10년 이상 별다른 진척 없이 지지부진했다.

완행기차를 탄 1단계 재개발사업을 고속열차에 옮겨 실은 주체는 해양수산부 ‘부산항 북항 통합개발추진단’이다. 2019년 3월 6일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컨벤션홀에서 출범식을 가진 이 기구는 항만 철도 배후지역을 포함한 북항 일원의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개발을 위해 해양수산부 국토교통부 부산시 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관련 공공기관 직원들로 구성돼 사업을 통합 관리하고 있다.

6일로 출범 2주년을 맞는 북항 통합개발추진단 정성기 단장은 “추진단은 중앙부처별 사업 추진에 따른 난개발과 사업의 장기화 등 비효율을 막기 위해 출범한 범정부 전담기구다”며 “1단계 사업을 준공시키는 동시에 2단계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사업 현장인 부산에 공공기관들이 집결해 신속하고 체계적인 사업 추진으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2년 전 부산에 와 보니 1단계 사업의 기반시설이 제대로 안 돼 있어 조기 활성화에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기반시설의 중요성을 고려해 ‘해양문화관광 콘텐츠 확충’ 방안에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북항재개발홍보관을 방문한 시민이 북항 재개발 완공 모형도를 살펴보고 있다.
1단계 재개발사업 구역에는 마리나 시설, 수변 공원, 보행덱, 경관 수로, 해양레포츠콤플렉스, 터널분수, 오페라하우스, 친수공원 등의 콘텐츠가 순차적으로 들어서게 된다. 부산항 1, 2부두 사이 바다는 윈드서핑 카약·카누 딩기요트 등 해양레포츠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되며, 2부두 육상부에 들어설 해양레포츠콤플렉스에는 국내 최대 실내 서핑장이 만들어진다. 두 부두를 잇는 바다 위에는 사장교 형태의 ‘스윙형(회전식)’ 다리가 국내 최초로 설치되며, 2부두 끝자락에는 북항을 상징하는 조형물이 자리잡을 예정이다.

추진단은 1단계 재개발사업 부지 내 포함된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항구인 부산항 1부두를 ‘원형 보존’하기로 한 점에 의의를 두고 있다. 출범 당시 1단계 재개발사업은 1부두 보존 문제로 난항을 겪던 중이었다. 추진단은 1부두를 보존하고 매립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부산본부세관과 검역소 등을 존치키로 해 답보상태였던 이 구간 공사를 진전시켰다.

정 단장은 “1부두를 보존하기로 함으로써 부산세관 등 공공청사를 현 위치에 둬 난개발을 막고 중앙동 상권 확보가 가능해졌다”고 귀띔했다. 또 그는 “1단계가 성공적으로 완공된다면 북항은 크루즈 항만, 마리나 시설 등을 기반으로 국제적 관문과 친수문화공간의 해양관광거점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2단계 마스터플랜 수립

북항 통합개발추진단이 출범 2주년을 앞두고 힘차게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2단계 재개발사업은 2030년 엑스포 개최 이전까지 완공이 목표다. 1단계와는 달리 자성대 부두, 동구 범일5동 매축지 일대, 부산진 CY(컨테이너 야적장) 부지 등이 포함된 228만㎡(사업비 4조4000억 원 추정)를 개발해 원도심을 함께 발전시키는 사업이다.

2단계 재개발사업의 경우 추진단은 사업초기 계획단계부터 시민사회와 함께 북항 전체 마스터플랜을 수립해 사업시행자 공모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과밀 및 조망권 침해 최소화 등 난개발 방지를 위해서였다. 이를 바탕으로 2019년 10월 사업시행자 공모를 했지만 불확실성이 많아 민간사업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추진단은 부산시와 관련 공기업을 여러 차례 찾아 사업설명회 및 투자유치를 해 부산시컨소시엄의 사업 참여를 이끌어냈다. 부산시를 대표사로 부산항만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부산도시공사 한국철도공사 등 지방정부와 국내 최대 공기업이 참여함으로써 사업추진 및 투자 안전성을 높이면서 공공개발사업도 급물살을 타게 됐다. 현재 2단계 사업의 도로 공원 녹지 등 공공시설용지가 전체 개발면적의 53%로 예정돼 있다.

2단계 사업의 특징은 재개발 사업으로 발생하는 수익을 원칙적으로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기반시설이나 공공시설 등으로 재투자하도록 하는 ‘수용·사용방식’을 채택했다는 점이다. 공공성을 강화해 재개발지역과 원도심이 상생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셈이다. 1단계 시행방식은 ‘총사업비 정산 방식’으로, 사업 후 남은 개발이익금은 전액 국고로 귀속되는 형태다.

정 단장은 “2단계 사업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항만과 철도, 배후부지를 결합 개발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공공성 확보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만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2단계 사업은 아직 구상 단계로, 어떤 시설을 채울지에 대한 논의는 향후 과제다. 무엇보다 이 사업의 성패가 월드컵, 올림픽과 더불어 세계 3대 메가 이벤트로 불리는 ‘2030 월드 엑스포(세계박람회)’의 개최 유무에 달렸다는 점은 분명하다.

앞서 2단계 사업부지 수요조사에서 상업업무 시설만으로는 전체 개발면적의 절반을 넘지 않을 것으로 나타나 토지수요를 증대할 수 있는 메가톤급 국제 행사가 절실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월드 엑스포가 유치되면 61조 원에 이르는 경제적 파급효과와 함께 엑스포가 열리는 6개월 동안 5000만 명 이상의 외국 손님이 부산을 방문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실제 2010년 중국 상하이 월드 엑스포 개최 후 국내총생산(GDP) 5% 상승, 신규 일자리 62만 개가 창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정 단장은 “‘2030 월드 엑스포’ 유치를 위해 2023년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 방문 이전에 2단계 사업을 착공해야 개최지 낙점에 유리한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예비타당성 조사 등 행정절차를 신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단계 재개발사업이 밑그림을 그리는 단계라면, 2단계는 이를 완성하는 것을 넘어 부산역 일원 철도 재배치와 자성대부두·양곡부두·5물양장 이전 배치, 배후 노후공단 및 주거지역 정비 등이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는 난제다. 부산의 미래를 바꾸는 일이 성공하려면 정부와 시민사회, 전문가 및 언론이 다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하는 이유기도 하다.

부산항발전협의회 박인호 대표는 “북항 재개발사업은 1단계보다 2단계가 훨씬 더 어렵다. 2단계까지 성공적으로 완료하려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는 ‘북항재개발청(가칭)’을 만들어 난개발을 막고 부산을 신해양산업 중심의 국제도시로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임은정 기자 iej09@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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