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백플랫폼·스타트업 육성 공약
- 신성장산업 지원 등 탄력받을 듯
- 표경쟁에 분열된 기업 화합 절실
- 송정석 회장 세력 포용이 ‘관건’
- 회비 금액 따라 표 더 주는 방식
- 과열경쟁 불러 보완 필요성 대두
부산 경제계의 새 수장으로 동일철강㈜ 장인화 회장이 선출됐다. 하지만 지난해 11월부터 부산상공회의소(부산상의) 회장 선출을 놓고 이어진 갈등은 지역 상공계에 큰 상처로 남았다. 새롭게 부산상의를 이끌게 된 장 회장은 분열된 상공인들의 관계를 개선하며 화합을 도모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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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제24대 부산상의 회장으로 당선된 장인화 동일철강 회장이 두 팔을 들어 기뻐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합의 추대에서 선거까지
제24대 부산상의 회장 선거는 지난 5개월간 우여곡절을 겪었다. 지난해 7월 23대 허용도 회장이 상공계의 화합을 위해 본인이 연임을 포기하는 대신 차기 회장을 추대하자고 제안했다. 이후 부산상의는 차기 회장 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 합의 추대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일부 기업인이 반발해 합의 추대안을 논의할 임시 의원총회 금지 가처분신청을 냈고, 법원이 인용하면서 결국 무산됐다. 이후 23대 회장단의 합의 아래 차기 회장 적격자 추천자를 받았고, 동성화학 백정호 회장과 삼강금속 송정석 회장 중 송 회장을 차기 회장 추대 후보로 내세웠다.
하지만 부산상의 회장 선거에 출마의 뜻을 밝힌 와이씨텍 박수관 회장이 새롭게 24대 의원부가 구성되면 이들의 선택을 받겠다고 나서면서 의원 선거가 불가피해졌다. 박 회장이 중도 사퇴하고 장 회장이 대신 후보로 나섰지만 역시 같은 입장이어서 지난 10일 24대 상의 의원 선거가 열렸고, 당선자 120명 중 29.1%가 교체되는 이변이 일어났다.
■상공계 세대교체 시작
이번 선거에 장 회장이 당선된 것은 의원 120명이 안정보다는 변화를 택한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오랫동안 부산상의 회장단으로 활동한 송 회장을 상대로 더 많은 표를 얻은 것은 그만큼 새로운 인물을 원하는 의원들의 바람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장 회장은 1993년부터 동일철강 회장으로 가업을 승계받은 지역 대표 2세 기업인이다. 장 회장이 부산상의 회장이 되면서 그동안 주축이었던 70대 이상 기업인보다 좀 더 젊은 기업인들이 적극적으로 부산상의 활동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부산 상공계에도 세대교체의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 내정된 SK 최태원 회장과 비슷한 세대라 대한상의와의 교류도 적극적으로 할 수 있다.
장 회장이 ‘일하는 부산상의’를 만들겠다고 강조한 만큼, 앞으로 부산상의의 사업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장 회장은 지역 기업의 디지털 경영 지원을 위한 ‘동백플랫폼’을 구축하고, 부산 스타트업을 육성할 ‘부산유니콘기업특별진흥센터’를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회장으로 당선된 만큼 앞으로 이런 사업을 통해 부산 경제계에 신성장산업 육성 등의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특히 그가 최근 지역 상공인들과 부산을 대표하는 중소 조선사인 대선조선을 인수했던 경험이 있는 만큼, 지역 기업이 함께 공동 사업을 펼칠 기회도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장 회장이 현재 부산시체육회 회장으로도 활동해 지역 상공계와 체육계의 대표 자리를 둘 다 맡고 있는 점은 부담이다. 이에 대해 그는 “각 체육회 회장을 기업인이 맡은 경우가 대부분이라 오히려 상공계와 체육계의 협력이 강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갈라진 상공계, 화합이 최우선
27년 만의 의원 선거를 치르며 지역 상공계에서는 혼란과 갈등이 반복됐다. 서로 표를 구하러 다니는 과정에서 기업 간에 쌓았던 유대관계가 무너지기도 했고, 어느 쪽에 표를 줘야 할지 몰라 입장이 난처해 지기도 했다. 특히 부산시 산하 공공기관이 표를 더 얻기 위해 내부 규정까지 위반하며 편법을 쓰다 적발되는 등 논란도 잇따랐다. 한 기업인은 “의원 선거에서 표를 주겠다고 약속했던 상공인이 결과적으로 주지 않아 마음이 상한 이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며 “표를 얻기 위해 서로 비방도 서슴지 않아 갈등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장 회장이 이번 선거에서 54표를 얻은 송 회장의 세력을 얼마나 포용하는지가 상공계 화합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장 회장은 4명의 전형위원과 함께 24대 회장단을 구성할 예정인데, 이때 수석부회장 등 주요 자리 배분을 어떻게 하는지가 숙제인 셈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선거를 계기로 상의 회장 선출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한다. 상의 회원사가 직접 뽑는 것이 아닌 120명의 의원이 선출하는 간접 선거 방식이라 전체 회원사의 의중을 반영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회비를 더 내면 선거권을 더 갖는 방식을 유지할 경우, 앞으로도 회장 자리를 놓고 과열 경쟁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부산상의 관계자는 “상의 회장 선출 방법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대한상의에 이 부분의 개선을 건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장인화 회장은 누구
▶1963년생, 부산 출생
▶경남고, 동아대(무역학과), 부산대 국제전문대학원(국제통상학과) 졸업
▶부산 상의 의원 7선(19~20, 22대 상임의원, 21대 부회장)
▶동일철강㈜ 회장
▶(현)부산시체육회장, 부산시 남북교류협력위원
▶(전)한국철강공업협동조합 이사장,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 대통령직속 중소기업특별위원,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 민주평화통일 자문위원
▶관계사:화인베스틸, 대선조선
◇ 장인화 회장 주요 공약
▶친환경 스마트 제조업 집중 육성
▶가덕신공항 조기 착공 및 현안 해결
▶2차 금융 공공기관 유치
▶상의경제혁신고문단 및 기업자문·특별위원회 설치
▶상의 내 ‘동남아 기업지원본부’ 신설
▶디지털 경영 지원 ‘동백플랫폼’ 구축
▶부산유니콘기업특별진흥센터 건립
김현주 기자 kimhj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