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만6000TEU급 가온·누리호
- 부산~영국 등 유럽 노선 투입
- 선박 대형화·선복량 확대 주효
- 세계 7대 선사 턱밑까지 추격
국내 최대 선사인 HMM(옛 현대상선)이 지난해 1조 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데 이어, 올 들어서도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잇따라 투입하면서 지난해를 훌쩍 뛰어넘는 높은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세계 해운시장 호황 등에 힘입어 연내 100만 TEU 수준까지 선복량(배에 싣는 화물 총량)을 확대한다면 한진해운 파산 이전 수준으로 선복량을 회복해 글로벌 선사로서의 경쟁력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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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부산항에 취항해 북구주 항로에 투입되는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이치엠엠 가온’(HMM GAON)호. HMM제공 |
25일 HMM에 따르면 1만6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HMM GAON(가온)호’와 ‘HMM Nuri(누리)호’를 잇따라 유럽 노선에 투입하고 있다. 가온호는 지난 22일 울산현대중공업에서 명명식(국제신문 지난 23일 자 14면 보도)을 갖고 27일 부산항에서 북구주 항로 ‘FE4’에 투입된다. 이 항로는 HMM이 정회원으로 가입한 해운동맹 ‘디얼라이언스’ 회원사들이 공동운항하고 있는 항로로, 중국 상하이와 싱가포르, 네덜란드 로테르담, 독일 함부르크, 영국 사우샘프턴 등을 경유하게 된다. 누리호는 앞서 지난 23일 부산항을 출발해 같은 항로에 투입됐다. 가온호는 컨테이너 1만6000개를 한 번에 운반할 수 있는 선박으로, 파나마 운하와 수에즈 운하를 모두 통과할 수 있는 현존 최대 크기다.
두 선박은 2018년 9월 현대중공업과 계약한 8척 중 일부다. HMM 측은 향후 1, 2주 간격으로 오는 6월까지 발주한 8척이 모두 투입되면 선복량은 85만TEU(현재 72만TEU·세계 8위)로 확대돼 글로벌 톱 클래스로 진입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향후 추가 발주 및 용선을 통해 연내 약 100만TEU의 선복량을 확대한다면 2017년 한진해운 파산 이전 국적선사의 선복량을 회복하게 된다.
이 같은 HMM의 부활에는 선박 대형화와 선복량 확대가 주효했다. 지난해 해운업계는 코로나19 여파로 전세계 수급 불균형에 따른 운임 강세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전 10년 간 업계는 최악의 불황이었다. 당시 한진해운을 비롯한 수많은 메이저 선사가 인수 합병 파산 등을 통해 사라졌고, 남은 선사들은 몸집을 불리며 불황을 버텼다. HMM 관계자는 “2010년 선복량 100만TEU를 넘는 선사는 3개였으나 지난해는 7개사로 늘었다. 같은 기간 20개의 선사가 글로벌 해운 시장의 80%를 점유했지만, 지난해는 9개사가 같은 점유율을 차지할 만큼 대형화가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는 구조가 됐다”고 밝혔다.
이에 HMM은 2018년 정부의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의 일환으로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국내 조선 3사와 세계 최대의 2만4000TEU급 선박 12척과 1만6000TEU급 선박 8척 등 총 20척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건조 계약을 체결했고, 지난해 4월 초대형선 HMM알헤시라스호(2만4000TEU급)가 처음 인도돼 32항차 연속 만선을 기록했다.
이 같은 초대형선 투입에 힘입어 지난해 10년 만의 흑자 전환을 넘어 매출액 6조4133억 원과 9808억 원의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선복량 역시 2016년 14위에서 8위로 도약하면서 7대 메이저 선사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HMM 관계자는 “시장의 75%를 차지하고 있는 상위 7개 선사는 100만 TEU 이상의 선복량, 1만5000TEU 이상의 초대형선 보유라는 공통점이 있다. 2년 전까지 이 두 조건을 충족한 것은 오직 7개 선사뿐이었는데, HMM도 곧 글로벌 톱 클래스 선사의 조건을 충족하면서 더욱 경쟁력을 갖출 것이다”고 밝혔다.
임은정 기자 iej0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