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버기븐호 선장 과실 사고 땐
- 최종 책임 관리·감독 측이 배상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수에즈 운하가 일주일간 막히면서 발생한 피해액 규모가 최대 수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추정이 나오면서 책임 소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사고가 해상 3대 재앙으로 불릴 만큼 피해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 지난달 31일 이집트 수에즈 운하를 한 컨테이너선이 운항하고 있다. 연합뉴스 |
1일 부산항만공사가 발표한 글로벌 해운·물류 동향과 전문가들에 따르면 ‘에버기븐’호 좌초에 따른 피해 액수가 최소 1000억 원에서 최대 수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집트 당국은 이번 사고로 이집트 정부의 하루 피해액이 1400만 달러(약 158억 원)에 이른다고 말했다. 글로벌 해운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가 1988년 앨라스카 대규모 오염사고, 1987년 Piper Alpha(유정폭발 사고)와 함께 해상의 3대 재앙이 될 만큼 피해 규모를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예상했다.
가장 피해 규모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사고 기간 수에즈 운하를 이용하지 못한 선박들의 피해다. 수에즈 운하관리청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운하를 통과하기 위해 대기한 선박은 총 422척이며, 아프리카 대륙을 우회한 선박까지 포함한다면 1000척 이상으로 추정한다. 통상 대형선박의 화물 운송이 하루 지연되면 피해액은 1억 원 이상으로, 1000척일 경우 선박 피해만 하루 1000억 원 규모다. 여기에 이집트 정부의 운하 이용료 수입 피해, 에버기븐호 예인 비용, 에버기븐호에 실린 화물의 운송 지연에 따른 피해 등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독일 보험사 알리안츠는 이번 사고로 인한 무역 손실이 하루 60억∼100억 달러(6조8000억∼11조3000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기도 했다.
그렇다면 모든 피해 보상 책임은 에버기븐호 측에 있을까. 전문가들은 통상 해상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은 사고와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고, 예견할 수 있었던 피해에 한정된다고 보고 있다. 이집트 정부의 피해와 에버기븐호 예인 비용, 에버기븐호에 실린 화물 운송 지연 피해 등은 선주 또는 선사 측이 책임을 진다. 특히 2만TEU급(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에버기븐호 컨테이너 개당 화주가 최고 20명에 이른다고 하면, 총 40만 명에 달하는 화주들이 지연으로 인한 물리적 손해(부패, 손상 등) 및 시장손해 등을 입었을 것으로 예측된다.
손해배상의 최종 책임 소재지도 불문명하다. 선박소유주(선주)와 선주로부터 배를 빌려 운송업을 하는 선박회사(선사)가 각각 일본의 ‘쇼에이 기센’과 대만의 ‘에버그린’이다. 선장의 과실이라면 사고의 최종 책임은 에버기븐호 선장을 실질적으로 관리·감독하는 측이 질 전망이다. 선사가 선주에게 선박만 빌리고 선장이나 선원 관리 등 실질적인 운항에 대한 권한은 선주가 가지고 있는 계약이라면 선주 측이 책임을 지고, 반대로 선사가 실질적인 배 운항 권한을 가졌다면 에버그린의 책임 소재가 크다는 말이다. 하지만 사고원인이 전적으로 강풍 등 자연 요소였던 것으로 밝혀지면 선주나 선사 모두 ‘배상’ 책임에서는 벗어날 가능성이 크다. 임은정 기자 일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