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박 핵심 기자재 ‘파이프스풀’
- 13m 초대형 도금 설비 구축
- 금속 부식 방지 특허도 보유해
- 지역 조선에 3분의 2 물량 공급
- 태양광 전문기업과 업무협약
- 해외 개척·국내 공모 참여키로
국내 ‘조선 빅3’ 중 양대 조선소(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가 자리 잡은 경남 거제시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조선 도시다. 지역 경제 70% 이상을 조선업에 의존하면서 양대 조선소와 수많은 기자재 협력업체가 긴밀하게 산업 생태계를 이루며 지역경제를 견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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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녹은 선박의 혈관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인 배관을 제작 도장 도금 물류 납품하는 원스톱 시스템을 갖춘 국내 유일의 업체다. 사진은 배관을 도금·도장하는 과정(왼쪽)과 삼녹 본사의 야외 물류장. 박현철 기자 |
이들 협력업체 중 배관 분야에서 독보적인 업체가 있다. 거제시 연초면에 세워진 ㈜삼녹이 주인공이다. 사람으로 치면 혈관 역할을 하는 선박 핵심 분야인 배관을 제작·도금·도장·물류(보관) 후 바로 납품하는 ‘원스톱 시스템’을 갖춘 국내 유일한 업체다.
지금까지 배관 제작업체에서 제작 후 도금공장으로 옮겨 도금하고, 다시 도장공장으로 이동해 도장 후 또 다른 곳으로 옮겨 보관하던 각각의 공정을 단숨에 하나의 일괄생산체계를 구축하면서 업계 최강자로 떠올랐다. 배관을 제작하고 납품하는 데 20여 일 걸리던 공정 기간을 이 시스템을 도입하며 일주일 이내로 앞당겼다. 당연히 양대 조선소에서 급히 물량이 필요할 때 ‘특급 소방수’ 역할을 한다.
■ 배관 기자재 유일무이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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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조선업 협력업체 중 배관 분야에서 독보적인 업체인 ㈜삼녹의 거제시 연초면 공장 전경. 삼녹 제공 |
2006년에 설립된 삼녹은 선박을 만드는 핵심 기자재 중 하나인 파이프스풀(Pipe Spool) 분야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갖췄다. 파이프스풀은 선박에 들어가는 배관으로 한 척당 대략 1만 개에서 1만8000개가 사용된다. 파이프스풀은 부식 방지를 위해 도금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길이가 긴 배관을 한 번에 도금할 수 없어 선박을 건조할 때 짧은 관을 연결해 사용해 왔다.
이에 삼녹은 최대 13m에 이르는 파이프를 도금할 수 있는 초대형 도금 설비를 구축했다. 업계 내 경쟁력은 곧 수직으로 상승했다. 여기에 기술 특허도 보유했다. 금속 구조물의 부식에 따른 내구성 감소와 기능 저하를 방지하는 ‘녹 치환제’는 녹을 피막으로 전환해 방청효과를 유지할 수 있다. 삼녹이 자부심을 느끼는 독자 기술이다.
지역에서 유일하게 도금을 할 수 있다는 점과 자체 물류시스템을 보유하면서 다른 업체는 경쟁력에서 따라오지 못한다. 2013년 거제면에 제2공장(삼녹ENG), 2018년 사등면에 제2물류장을 둘 정도로 사세를 확장했다. 본 공장에서만 매월 3만5000개의 파이프스풀을 제작하고 3000t의 도금·도장, 7만 개의 파이프스풀 보관 능력을 갖췄다.
■ 경영혁신대상 등 꾸준한 성장
이렇게 제작한 파이프스풀은 육상플랜트나 선박 배관 구조물로 활용된다. 현재 대우조선해양의 배관 물량 80%를 맡고 있으며, 삼성중공업 배관 물량 60%를 공급할 정도로 확고한 위치를 차지했다. 2015년 품질혁신 부문 대통령 표창에 이어 2018년 경상남도 고용 우수기업, 2019년 뿌리기업 인증, 무역의 날 ‘500만 불 수출의 탑’ 수상 등을 통해 명실상부한 강소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2017년부터 매년 10% 이상 성장률을 기록한다. 지난해에는 중소기업 경영혁신 부문 대상을 받았다.
회사 신용등급도 계속 올라간다. 2019년 BB 등급을 받아 조선 협력업체 중에서는 최상위 클래스로 인증받는다. 배관 분야에서는 부동의 1위를 차지하면서 연간 매출액은 370억~450억 원에 이른다.
이런 삼녹도 공장 설립 단계에서는 지역민의 거센 반발이라는 장벽을 넘어서야 했다. 청정지역에 어떻게 도금공장을 짓느냐며 주민이 극렬하게 반대했다. 회사 측은 “완벽한 방지시설을 구축해 절대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을 테니 믿어 달라”고 설득하고 애원했다. 삼녹은 지금도 그 약속을 철저히 지킨다. 마을 발전기금 등 이익의 지역사회 환원도 꾸준히 펼쳐 오히려 마을로부터 감사패를 받은, 신뢰받는 기업으로 거듭났다.
■ 신재생에너지로 새로운 도약
공장에 들어서면 배관 생산공장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첫인상부터 깔끔하고 깨끗하다. 이미지에 걸맞게 회사 창립 이후 단 한 건의 안전사고도 일어나지 않은 무재해 공장이다. 그만큼 생산 현장에서 철저히 안전을 관리한다. 중량물 취급이 많은 회사 특성상 제작 도금 도장 물류 등 공정에 따른 맞춤형 안전교육이 기여한 바 크다. 환경 문제에도 각별한 관심을 쏟는다. 수질 유독물 폐기물 등에 각각의 전문가를 두고 상시 관리 중이다.
최근에는 태양광 구조물 사업으로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 뛰어들어 새로운 활로를 적극적으로 모색한다. 지난달 29일 신재생 에너지 전문기업 ㈜대성쏠라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해외시장 개척과 국내 공모사업 컨소시엄 공동 참여 등을 수행하기로 하면서 새로운 분야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삼녹은 올해 들어 ‘표면처리로 세상을 아름답게’라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더 큰 도약을 꿈꾼다. ‘꿈과 희망의 일터’ ‘지역발전 기여’라는 경영방침으로 조선업을 넘어 거제 경제와 나아가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든든한 버팀목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
박현철 기자 phcnew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