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수부, 기재부 협의 기정사실화
- ‘재정사업’ 논의 필요하다는 입장
- 추진단은 “항만법 따르면 불필요”
- 협의 땐 트램 등 사업 차질 우려
- “자체 감사보다 감사원 감사를”
부산항 북항 1단계 재개발 사업이 해양수산부의 석연치 않은 자체 감사로 중단 위기에 처하면서 주무 부처가 이미 확정된 국책사업조차 제대로 챙기지 못한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게다가 해수부는 감사 결과가 아직 나오지도 않았는데도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어 사업 중단의 책임을 다른 부처에 떠넘기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
22일 해수부 등에 따르면 감사관실은 지난 12일부터 2주째 부산지방해양수산청(부산해수청), 부산항건설사업소(부건소), 부산항만공사(BPA), 부산항북항통합개발추진단(추진단) 전반에 대한 자체 종합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추진단에 대한 본 감사는 오는 26일부터 시작될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자체 종합감사의 경우 행정·항만·물류·수산 등 분야별로 감사관실 직원이 전체적으로 사전조사를 해야 하지만 현재는 북항 재개발사업에만 감사가 집중되어 있다. 이러다 보니 특정의도를 가진 감사가 아니냐는 의혹을 받아 왔다.
더 큰 논란거리는 해수부가 본 감사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계속 기재부와의 협의를 거론하고 있다는 점이다. 해수부 측은 트램 등 북항 공공콘텐츠 구축사업이 ‘재정사업’이어서 기재부와 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추진단은 “북항재개발사업에 트램 등 공공콘텐츠 구축 사업을 포함시키기로 한 것은 지난해 12월 30일 자로 해수부의 사업계획변경승인고시를 통해 정당하게 진행된 일”이라며 “또 ‘기재부 협의 요건 불필요’도 항만재개발법 시행령 9조에 따른 것인 만큼 문제가 될 사항은 아니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해수부는 감사에서 공공콘텐츠 구축이 기재부 협의가 필요한지 여부를 규명한 뒤 다음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마땅하다. 또 지난해 사업계획변경승인고시 때 해수부가 이 같은 사실을 모른 채 사업 승인을 했다면 먼저 그 원인 규명이 선행돼야 한다. 그럼에도 해수부는 추진단에만 책임을 지우려 하는 인상이 강하다는 지적이다.
기재부와 협의가 진행되면 북항 재개발 사업 추진이 계속 미뤄질 수 있다는 것도 우려되는 사항이다. 기재부 승인이 늦어지면 그 만큼 일정이 지체될 뿐 아니라, 기재부와 협의가 되지 않을 때 공공콘텐츠 구축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따라서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 해수부가 뒤늦게 기재부 협의를 언급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해수부가 어떻게든 감사 내용을 빌미로 북항 재개발 사업의 공공콘텐츠 구축사업의 방향을 틀거나 규모를 축소시키려는 한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와 관련, 시민단체 등에서는 지금까지 진행된 과정을 볼 때 해수부의 자체 점검은 신뢰성과 공정성을 잃었기 때문에 감사원 등의 외부감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럴 경우 신뢰성 및 정당성 확보가 가능해 향후 북항 재개발사업 과정에서 나오는 불협화음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염창현 임은정 기자 haore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