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트코인 한때 폭락 등 혼돈 장세
- 투자자 반발에다 정치권도 비판
- 신산업발전 저해 우려 목소리도
주식시장에 맞먹을 규모로 성장한 가상화폐 시장을 두고 “자산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발언 후폭풍이 만만찮다. 앞서 은 위원장은 지난 22일 국회에서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라 가상화폐 거래소가 등록이 안 되면 9월에 다 폐쇄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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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3일 오전 서울 빗썸 강남고객센터 모니터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
25일 오후 3시 기준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1코인당 6096만 원에 거래됐다. 가격은 은 위원장의 발언이 있었던 지난 22일 5996만2000원(전날 대비 -12.08%)까지 내려갔다가 3거래일 만에 1.7%가량 상승했다. 빗썸과 코인원 등 다른 거래소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나 리플, 이더리움 등을 포함한 그 외 가상화폐 가격의 등락은 엇갈리고 있다. 국내 중소 가상화폐 거래사이트의 폐업도 잇따르고 있다.
주말 사이 가격은 소폭 반등했지만 혼돈장세는 계속되는 모습이다. 아울러 가치는 인정하지 않으면서 과세하겠다는 정부의 모순적인 태도, 가상화폐를 투기로만 치부해 제도 정비는 외면하고 규제만 앞세우는 것에 대한 투자자들의 반발이 거세다. 일부 투자자는 은 위원장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국민청원으로 분노를 나타내기도 했다.
은 위원장의 발언과 관련해 여당에서도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지난 23일 비상대책위원회 후 기자들과 만나 “가상화폐에 대응할 당내 주체가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이뤘다”며 “청년 세대의 가상화폐 투자가 불가피한 현실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과 소통의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이광재 의원 역시 자신의 블로그에서 “미래산업의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350조 원의 가상세계 시장이 열리고 있으며, 위험하니 막겠다는 접근은 시대착오적”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은 이르면 이번 주 중 가상화폐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당내 기구를 설치하기로 했다.
가상화폐 산업을 외면하고 적대시하는 정부의 태도는 신산업 발전 저해는 물론 부산의 블록체인 특구 사업에도 악재란 지적도 나왔다. 부산상공회의소 정책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동서대 김홍배(글로벌경영학부) 교수는 “블록체인 특구의 핵심은 가상화폐, 즉 토큰(코인)이다. 가상자산이 투기수단 정도로 치부된다면 부산의 블록체인 산업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토큰을 발행하는 새로운 기업들이 어떻게 부산에 정착할 수 있겠느냐”며 “가상화폐 시장은 새로운 산업으로 받아들이고, 정부의 규제는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가상화폐 거래소들은 분위기를 살피며 대응전략을 고민하는 모습이다. 9월 특금법 시행을 앞두고 가상계좌 개설 제휴를 맺어야 하는 중소형 거래소들은 금융권 문을 바쁘게 두드리고 있다. 이미 제휴가 맺어진 4대 가상화폐 거래소 중 한 곳의 관계자는 “시장이 다소 과열됐다는 측면은 우리도 인지하고 있다. 안전한 거래환경을 위해 적극 참여할 것”이라며 “소수의 검증되지 않은 거래소도 이번 기회에 정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