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4년 개성공단 진출 1호 회사
- “4·27 판문점 선언 3주년 앞두고
- 기업인들 모여 재가동 촉구할 것”
“꽃이 피고 초목이 무성해도 봄 같지 않다.”
개성공단 진출 1호 기업인 삼덕통상의 문창섭(사진) 회장은 ‘4·27 판문점 선언’ 3주년을 이틀 앞둔 25일 남북경협 기업인의 심정을 이렇게 표현했다.
남북정상이 2018년 4월 27일 연내 종전 선언 등을 담은 판문점선언을 했고, 그해 9월 19일 평양공동선언에는 ‘개성공단 재개’ 내용이 담겨 희망을 품기도 했다. 하지만 희망은 쉽게 현실화 되지 않았다. 문 회장은 “분위기가 좋을 때는 곧 개성공단 문이 열릴 줄 알고 사업 계획을 새로 마련하기도 했다. 개성공단 기업인들이 그동안 재개 가능성을 믿고 조용히 지냈지만, 더는 그럴 수 없는 지경이다”며 “27일 기업인들이 통일대교에 모여 ‘개성공단 문을 열어 달라’는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삼덕통상은 2004년 개성공단 시범단지에 입주했다. 문 회장은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중국 공장을 매각하고 개성공단에 투자했으며 아무런 인프라가 없는 곳에 공장을 세웠다. 문 회장은 개성공단의 장점에 대해 “근로자 임금은 베트남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말이 통해서 생산성이 월등히 좋았고, 관세가 발생하지 않으며 물류비가 적다는 이점도 있었다. 원부자재를 부산에서 가져왔기 때문에 연관산업 발전에도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2016년 2월 개성공단 폐쇄가 결정되면서 문 회장은 300억 원 이상을 투자한 설비를 북한에 고스란히 둘 수밖에 없었다. 어렵게 베트남에 공장을 세웠지만, 생산성·품질이 따라주지 않아 애를 먹었다. 문 회장은 “입주했던 125개 기업이 모두 심각한 위기를 겪었지만 그래도 개성공단이 문을 열면 90% 이상이 다시 입주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회장은 개성공단과 관련, 정치와 경제를 분리해 생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회장은 “진보든 보수든 남북관계 경색을 원하는 쪽은 없지 않느냐. 남북경협이 화해의 물꼬를 틀 수 있으므로 민간을 중심으로 정치적 이해와 관계없이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남북경협은 우리 민족의 생존, 번영과도 연결되는 문제다. 코로나19가 아무리 세상을 덮쳐도 반드시 극복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남북경협도 범국민적 의지를 모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회장은 개성공단에 가장 처음 투자한 기업인이다. 전국개성공단사업협동조합 이사장, 중소기업중앙회 남북경협특별위원장 등을 맡고 있다.
정철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