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균 가격보다 6억9000만 원 ↑
- 저가주택 소유자 허탈감 호소
- 분양가 현실화 논란도 재점화
부산의 내륙지역 ‘대장 아파트’로 꼽히는 연제구 레이카운티(조감도)의 이른바 국민평형(전용면적 84.98㎡ 상당) 분양권이 무려 13억1000만 원에 거래되면서 지역 부동산 시장이 술렁인다. 분양권 가격이 급등하자 저가의 아파트를 소유한 유주택자들은 허탈감을 호소했고, 아파트 분양가 현실화를 둘러싼 논란도 재점화하는 분위기다.
26일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조회시스템을 보면 거제동 레이카운티의 해당 면적(22층) 분양권은 지난 12일 이 같은 가격에 거래돼 신고됐다. 3.3㎡당 3850만 원대로, 4000만 원에 육박하는 가격이다. 같은 면적의 종전 최고가는 지난 8일 거래된 12억2800만 원이다.
거제2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장인 이 아파트의 일반 분양가는 3.3㎡당 평균 1810만 원(확장 및 이자 등 제외), 전용면적 84㎡ 상당 기준으로 6억2000만 원가량에 분양됐다. 이번 분양권 신고가는 평균 분양가와 비교하면 배 이상인 6억9000만 원가량이 오른 것으로, ‘청약 당첨이 곧 로또 당첨’이라는 청약 광풍의 근거를 확인한 셈이다. 특히 이번 레이카운티 분양권 신고가의 경우 주변 시세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분양가가 책정된 아파트 분양권이 주변 시세를 따라잡는 것이 아니라 시세를 주도하는 것으로, 레이카운티가 입주 전부터 부산 내륙의 신축 아파트 ‘대장’으로 부상했다는 점을 시사한다.
2023년 11월 입주 예정인 이 아파트의 분양권은 이달 들어 10억 원 이상 거래돼 신고된 계약이 이어졌다. 지난해 수도권과 광역시의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이 기존 6개월에서 소유권 이전 등기일까지로 늘어났는데, 레이카운티는 이 규제를 가까스로 피해 분양해 이달부터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다.
이처럼 폭등한 분양권 가격을 놓고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로또 청약’, ‘재개발 인생역전’ 등의 반응과 함께 아파트 분양가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을 위한 제도 취지에도 불구, 분양권을 포함한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면서 청약 당첨이 곧 일확천금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저가 아파트 소유자의 허탈감도 커지고 있다. 부산진구의 전용면적 84㎡ 아파트 실거주자 A 씨는 “우리 사회는 무주택자가 절대 보호 대상이고, 유주택자는 철저히 세금 징수 대상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며 “일부 고가의 전세 아파트에 살면서 청약 점수를 쌓아 분양받은 뒤 시세 차익을 얻는 무주택자를 보면 재산세를 왜 내야 하는지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혜신 솔렉스마케팅 부산지사장은 “요즘은 인기지역 아파트 청약 당첨 여부가 자산 소득의 격차를 결정짓는 잣대가 됐다”며 “청약 광풍에 이은 신 주거 격차까지 만들어 내면서 유주택자는 물론 무주택자까지 허탈하게 만드는 현 정책의 손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