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의 부산항 북항 1단계 공공콘텐츠 구축 사업 중단을 계기로 주무 부처의 권한 남용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또 부산뿐만 아니라 항만 재개발을 앞둔 다른 지자체와도 연대, 해수부에 대해 효과적으로 견제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6일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은 북항 공공콘텐츠 구축 사업 제동은 국가 부처가 원칙에 어긋나는 행정을 펼칠 경우, 지역사회에 얼마나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보여준 단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해수부는 부산항북항통합개발추진단(이하 추진단)에 대한 감사 결과에 관계 없이 내년 상반기 중 1단계 사업을 끝낸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트램(노면전차) 용역 등 모든 일정이 중지된 상태여서 빠른 시일 내 재개가 된다 하더라도 공기 내 완료가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문제는 이 같은 해수부의 행태가 앞으로도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이다. 북항에서는 1단계 재개발 외에 오는 2030년 완공을 목표로 2단계 사업도 예정돼 있다. 이 경우 재개발 사업으로 발생되는 수익을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기반시설이나 공공시설로 재투자한다는 원칙이 확립돼 있지만, 해수부가 이번처럼 주무 부처라는 권한을 행사하면 다시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
지역 정치권은 해수부의 전횡을 막을 수 있는 법적·제도적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부산 사하구 갑) 의원은 지난 4일 해수부 박준영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 “2015년 체결된 1단계 재개발 실시협약서에는 이익이 발생하면 모두 해수부가 가져간다는 어이없는 내용이 들어있다”며 후보자에게 법 개정 견해를 따져 물었다. 국민의힘 안병길(부산 서·동구) 의원도 항만 재개발 사업에 따라 생기는 개발이익이 지역사회로 보다 많이 환원될 수 있도록 항만재개발법을 개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시민단체는 각종 개발사업 때 지자체의 역할을 높이는 방향으로 법안이 수립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양미숙 참여자치연대 사무처장은 “요코하마 항만 등 외국의 사례를 보면 계획 단계부터 개발 이후 운영까지 지방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고 시민의 참여 기회도 확보돼 있다”며 지자체에 더 많은 권한이 주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인천이나 광양 등 항만재개발이 필요한 지역과 힘을 합쳐 정부의 독단적인 행정을 감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부산항을사랑하는시민모임(항사모)은 이날 ‘북항 재개발 이대로는 안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북항 재개발 사업차질 사태와 관련해 부산항건설사무소는 업무에서 손을 떼게 하고 장관 직할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염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