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귀어·귀촌, 사전 준비 없으면 낭패 본다”
-농식품부·해수부·산림청 등 다양한 과정 통해 정착 성공률 제고 나서
-현지 생활 체험·현장 실습·비대면 교육 등 통해 이주 희망자 지원 실시
-의료나 교육 여건 등 개선 안되면 효과 미약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와
분초를 다투며 바쁘게 사는 도시인들에게 ‘앞으로 한 번쯤 살아 보고 싶은 삶이 무엇인지’를 물었다면 어떤 대답이 나올까. 사람마다 제각기 꿈꾸는 게 다를 터지만 ‘조용한 시골이나 산골, 어촌에서 여유롭게 살았으면 한다’는 대답도 꽤 나올 법하다. 자연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모 케이블 TV의 프로그램이 5%대 안팎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이 프로그램은 50대 이상의 선호도가 압도적이어서 연령대가 높을 수록 ‘자연으로의 회귀’에 대한 갈망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귀촌이나 귀농 등은 말처럼 쉽지 않다. 무턱대고 선택을 했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관련 산업에 대한 경험 부족, 적응 실패, 생각과는 다른 환경, 게다가 현지인들의 텃세까지 겹치면 ‘평소 꿈꾸던 전원생활’은 물거품으로 돌아간다. 결국 대다수 귀촌·귀농인들은 짧은 시간 내에 도시로 다시 돌아오게 된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 산림청 등이 이 같은 문제 해결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농어촌 인구 소멸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자연을 꿈꾸는 도시인의 정서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실제적인 도움을 줘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런 정책이 실제 정착률 제고로 이어질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농식품부는 올해부터 ‘농촌에서 살아보기’ 제도를 운영 중이다. 도시인들이 귀농귀촌을 실행하기 이전에 그곳에서 장기간 거주하며 현지 생활을 체험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자신에게 맞는 일자리를 알아보고 지역 주민과 교류하는 법도 체득하도록 한다. 지자체에서 실시하는 관련 연수에 참가하면 소정의 비용도 지급된다. 자세한 내용은 귀농귀촌누리집(www.returnfarm.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산촌에서 새 삶을 살아보고 싶다는 이는 산림청이 주관하는 ‘귀산촌 교육’을 받으면 된다. 이번 달부터 진행되는 이 교육은 귀산촌을 위한 기초지식 습득과 산촌생활 직접 체험 등을 위해 마련됐다. 희망자의 준비 정도에 따라 ▷탐색 ▷준비 ▷실행단계로 구분된 것이 특징이다.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현장실습과 비대면 온라인 교육이 병행된다. 한국임업진흥원 누리집(www.kofpi.or.kr/edu/edu.do)에서 더 많은 정보 취득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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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어 관련 전문가가 귀어인을 대상으로 어업양식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국제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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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으로 회귀’ 대상에는 당연히 어촌도 포함된다. 해수부 유관 기관인 한국어촌어항공단의 귀어귀촌종합센터는 5월부터 온라인 교육을 강화한다. 이에 따라 ▷6차산업과 수산 관련 산업의 이해 ▷귀어귀촌 안내 및 지원정책 등 2개 과정이 추가돼 전체 과목 수는 9개가 됐다. 온라인을 활용한 이수 시간도 15시간에서 20시간으로 늘었다. 센터에서는 그동안 귀어·귀촌 희망자에게 어선어업, 수산업, 어촌공동체, 수산정책, 어촌계 가입 조건 등을 교육해왔다. 귀어귀촌종합센터 홈페이지(www.sealife.go.kr)를 보면 더 많은 내용을 알 수 있다.
각 부처는 이 같은 교육이 농어촌 인구 증가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최근 통계청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농림어가는 118만1000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2015년에 비해 4.5% 감소한 수치다. 또 농림어가 인구는 264만4000명으로 9.5% 줄었다. 더 심각한 것은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농어촌이나 산촌에서 젊은 층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를 방치할 경우 수년 내에 비도시권은 심각한 소멸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다.
농식품부와 해수부, 산림청 관계자는 “이 같은 노력이 귀농귀촌에 대한 시행착오를 줄여 도시인들이 현지에서 제2의 삶을 살 수 있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반면 한편에서는 농식품부 등의 각종 시도가 큰 성공을 이끌어내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의료시설이나 교육, 대형 식품판매점 등이 도시에 비해 현저히 부족한 농어촌의 현실이 개선되지 않으면 정착률을 높이기 힘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귀어·귀촌 교육에 앞서 지자체와 함께 각종 기반시설 구축에도 힘을 써야 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염창현 기자 haore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