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딱 1년 전쯤인 지난해 5월 6일 ‘부산 수제맥주 탐방’ 연재를 시작했다. 수제맥주 성지로 떠오른 부산에서 영업 중인 9곳의 브루어리(고릴라브루잉, 와일드웨이브, 테트라포드, 갈매기브루잉, 프라하993, 쓰리몽키즈, 오시케 크래프트, 부산맥주, 허심청 브로이)를 찾아가 맥주 이야기를 들었다. 격주로 하나씩 게재해 3개월 뒤인 8월 27일 자에 종료했으니 지난여름은 맥주와 함께한 셈이다.
다시 1년이 지났다. 해가 길어졌고 옷차림도 얇아졌다. ‘길맥’하기 좋은 계절이 왔음을 온몸으로 느낀다. 선선한 초여름, 가볍게 혼술하기 좋은 달달한 맥주를 감히 추려본다. 브루어리로 한정하지 않고 편의점 맥주와 해외맥주도 후보에 넣었다. ‘내돈내산’으로 축적된 개인적인 취향임을 먼저 밝힌다.
1. 상상페일에일(핸드앤몰트)
달콤한 꿀맥주다. 국산 꿀과 허니몰트로 만들었다. 페일에일은 쓴맛이 특징인데, 시트러스 향이 특징인 네 가지 홉을 사용해 쓴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상큼 달달한 첫맛 뒤로 은은한 귤 향도 느껴진다. 맥주 특유의 쌉쌀한 맛이 싫은 사람이 마시면 반할 수 있다. 너무 음료수 같지 않으면서도 맥주 마시는 기분을 낼 수 있다. 최근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한 모델이 즐겨 마시는 맥주로 모자이크 처리된 채 방송을 탔다. 편의점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다. ALC(알코올 도수) 5.1%, IBU(쓴맛 정도)15.
2. 첫사랑IPA(어메이징브루어리컴퍼니)
달콤하면서도 씁쓸한, 그러면서 풋풋한 첫사랑의 느낌을 맥주로 완벽하게 재현해냈다. 대한민국 주류대상에서 크래프트맥주 부분 대상을 수상한 맥주다. 탄산과 과일 향, 쌉쌀함이 완벽한 조화로 어우러진다. 오렌지주스 빛깔이 특징인 헤이지(HAZY) IPA다. 빨간색 라벨에 은색 하트가 중앙에 박힌 캔 디자인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서울 소재의 어메이징브루어리를 방문하면 마실 수 있는데 캔입한 형태는 와인앤모어에서 구매할 수 있다. ACL 6.5%, IBU 45.
3. 이네딧담(스페인 맥주)
이네딧은 ‘예전에 시도된 적 없는’이란 뜻으로 유명 셰프 페란 안드리아가 자신의 레스토랑에 사용하기 위해 바르셀로나 맥주회사 ‘에스트렐라 담’과 협업해 만들었다. 라거 맥주와 밀 맥주를 섞어 만들었다. 고수와 오렌지 껍질을 넣어 만들었다는데 고수 향이 강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부드러운 밀의 풍미 너머 잔잔한 오렌지향이 느껴진다. 까만 라벨에 빨간 별이 인상적인 캔맥주는 편의점에서는 찾기 힘든데 간혹 음식점에서 만난다. 음식 맛을 헤치지 않아 반주로도 적당한 덕분이다. ACL 4.8%, IBU 0. 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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