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주사 ‘주거복지공단’ 신설하고
- 그 아래 2~3개 자회사 두는 체제
- 퇴직 후 취업 제한 규정도 강화
- 진주 정치권 분할반대 여론 거세
정부가 부동산 투기 사건으로 공분을 산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관련해 토지·주택·도시재생 등 ‘주택 공급’의 핵심 기능만 남긴 뒤 나머지 기능을 모두 분리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국민 분노와 비판 여론을 고려해 사실상 조직 해체에 준하는 고강도 개혁안을 마련한 것이다. 하지만 LH 본사가 있는 경남 진주에서는 정치권과 경제계를 중심으로 “분할에 반대한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23일 국회와 정부 당국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등 관계 부처는 이런 내용이 담긴 ‘LH 혁신방안’ 초안을 마련해 더불어민주당과 협의에 나설 예정이다. 협의가 원활히 진행되면 이르면 이번 주, 늦어도 다음 주 중에는 최종안이 발표될 전망이다.
혁신안 초안은 1개 지주회사를 신설한 뒤 그 아래에 2, 3개의 자회사를 두는 구조로 구성돼 있다. 지주회사의 이름은 ‘주거복지공단’이다. 자회사를 관리·감독하고, 부동산 투기 등이 재발하지 않도록 정보·권한의 집중을 막는 역할을 한다.
LH는 ▷토지 ▷주택 ▷도시재생 업무를 중심으로 하는 핵심 자회사로 개편된다. 이들 3개 업무를 제외한 주택관리·상담·사옥관리 등 비핵심 사업은 제2의 자회사로 분리된다. 결국 핵심 자회사인 LH가 토지 조성과 주택 건설 등의 사업을 하는 가운데 제2의 자회사가 LH를 지원하고, 이들 자회사가 올린 수익을 모회사로 보내는 구조다.
아울러 정부는 LH 직원의 ‘퇴직 후 취업제한’ 규정을 2급 이상 재직자 전체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지금은 LH 사장과 부사장 등 3명에게만 적용된다. 퇴직자와 수의 계약을 금지하고 전 직원 재산을 등록해 실사용 목적이 아닌 부동산을 소유한 직원의 고위직 승진을 제한할 방침이다. 정부는 LH의 과거 경영평가 결과에 대한 수정 여부도 검토한다. 수정 결과 평가 등급이 종전보다 낮아지면 임직원 성과급도 줄어들게 된다. 지난해 기준 LH 일반 정규직 직원의 경영평가 성과급은 1인당 평균 996만2000원이었다.
혁신안 추진의 변수는 진주 내 반대 여론이다. LH는 진주를 넘어 경남을 대표하는 공기업이다. 김진부(국민의힘·진주 제4선거구) 유계현(국민의힘·제3선거구) 장규석(무소속·제1선거구) 의원 등 도의원 3명은 진주시청에서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성연석(더불어민주당·제2선거구) 도의원은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반대 입장을 전했다.
권순기 경상국립대 총장은 “LH 투기 재발방지책은 현재 알려진 분사·기능조정 같은 조직개편이 아니라 공직윤리 확립과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 같은 대책”이라고 지적했다. 지역 대학가는 LH 채용중단 가능성으로 패닉 상태다. LH는 올해 상·하반기 채용형 인턴(정규직) 350명을 선발하기로 했지만 잠정 중단했다.
김인수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