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상화 위한 유상증자도 막막
에어부산이 이번 주 열리는 주식거래 정지 관련 심사를 앞두고 긴장감에 휩싸였다. 한국거래소가 깐깐한 잣대를 들이대 어떻게 결론을 내릴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만약 주식거래 정지가 예상보다 길어진다면 기업이 받는 타격은 물론 소액주주의 손실도 심각해 거래소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쏠린다.
13일 부산 상공계에 따르면, 거래소는 에어부산에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한 데 따라 실질심사 대상이 되는지 여부를 오는 17일 판단한다.
에어부산은 지난달 26일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횡령과 배임 혐의로 구속되면서 주식거래가 정지됐다. 박 전 회장이 자신의 계열사를 동원해 금호산업(현 금호건설)의 주식을 인수한 혐의로 구속됐는데, 이때 에어부산이 담보 없이 360억 원을 사용한 것이 문제가 됐다(본지 지난 7일 자 13면 보도). 거래소가 이날 에어부산을 실질심사위에 회부하기로 결정하면 주식거래 정지 기간이 더 늘어나고, 반대의 경우 주식거래가 재개된다.
이번 심사에서 에어부산이 긴장하는 이유는 거래소가 ‘재무건전성’ 부분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기 때문이다. 거래소는 이번 심사에서 경영투명성, 재무건전성, 영업지속성 등 3가지 항목을 살펴본다.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된 ‘경영투명성’ 부분은 이미 2016년 원금과 이자를 포함한 전액이 회수됐고, 산업은행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을 관리하면서 에어부산 역시 관리대상이기에 문제가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재무건전성’은 조금 얘기가 다르다. 코로나19로 항공업계가 직격탄을 맞으며 에어부산의 매출이 급감했고, 지난 1분기 자본잠식(34.4%)까지 발생했다. 거래소가 이 부분과 함께 ‘영업지속성’까지 문제 삼는다면 실질심사위에 회부될 우려도 열려 있다.
상공계는 거래소의 이런 까다로운 잣대가 항공업계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탁상행정’이라고 지적한다. 코로나19로 대형 항공사는 물론 국내 LCC(저비용 항공사)마다 매출이 급감해 LCC 상장사 4곳 중 3곳(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에서 올해 1분기 자본잠식이 발생했다. 항공사의 경영난이 에어부산만의 문제는 아니란 것이다.
게다가 에어부산의 주식거래 정지가 장기화될 경우 소액 주주들의 손해가 심각해질 수 있다. 최근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와 트래블버블 시행 발표로 항공업계가 기지개를 켜면서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등 LCC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는데 에어부산 주주들만 이런 반사이익을 누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어부산은 경영 정상화를 위해 하반기 대규모 유상증자를 계획하고 있으나 주식거래가 정지돼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가 가능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단기간에 막대한 투자금을 내놓을 투자자를 찾기 어렵고, 부산에 기반을 둔 지역 항공사 이미지가 퇴색될 수 있어 선택이 쉽지 않다.
부산 상공계 관계자는 “제3의 투자자가 나타나면 부산의 주주 지분율이 낮아져 에어부산의 정체성이 사라질 가능성이 커 지역 경제에 득이 될 것이 없다”며 “거래소가 현재 항공업이 살아나고 있는 상황과 에어부산의 기업 가치, 성장 가능성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kimhju@kookje.co.kr
에어부산 주식거래 정지 일지 |
2018년 |
공정위, 금호기업에 대한 부당지원 혐의 조사 |
2020년 |
공정위, 박삼구 외 2인·아시아나항공·금호산업 검찰 고발 결정 |
2021년 5월 26일 |
박삼구 전 회장 횡령 배임 혐의로 기소, 에어부산 주식거래 정지 |
5월 27일 |
에어부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 발생 |
6월 17일 |
한국거래소 실질심사대상 여부 결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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