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분율 11.94%→24.9% 확대
- 포스코·현대차·현산 인수 물망
- “다양한 요인 고려 단계적 추진”
산업은행이 보유한 HMM(옛 현대상선) 전환사채(CB)를 주식으로 바꾸기로 결정하면서 올해 초에 나온 HMM의 매각추진설(국제신문 지난 1월 29일 자 4면 보도)이 다시 탄력을 받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해상 운임 급등 등으로 창사 이래 최대 호황을 맞고 있는 HMM의 몸값이 4조 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누가 HMM을 품을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산은은 이달 말 만기가 돌아오는 3000억 원, 총 6000만 주 규모의 HMM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최근 간담회에서 “이익 기회가 있는데 포기하면 배임이라 전환을 안 할 수 없다. 당연히(주식으로) 전환할 것이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주식 전환 후 돈의 회수를 위해서는 경영권 매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코로나19에 따른 해상운송 항로의 운임(상하이컨테이너 운임지수)이 1년 새 4배가량 급등하면서 연일 최대 실적을 올리고 있는 지금이 HMM의 매각 적기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앞서 산은은 2017년 12월 해운산업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3000억 원 규모의 HMM 전환사채를 인수했다. 그동안 표면이자율 1%를 HMM으로부터 받아왔고, 3년 만기 시 여기에 3%를 더해 금액을 돌려 받거나 주식과 바꿀 수 있다. 이를 통해 6000만 주를 주당 50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6000만 주는 기존 상장 주식의 17.6%로, 지난 18일 종가 4만 4400원으로 따져도 2조 6600억 원 이상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이 경우 산은의 HMM 지분율은 11.94%에서 24.9%로 확대된다.
업계에서는 산은이 보유한 HMM의 지분가치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하면 인수가격은 4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매각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해운업 호황에 힘입어 지난해 HMM의 영업이익이 9800억 원을 넘어선 데다 올 1분기 1조 원에 이어, 2분기도 1조 원 이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올해 초 몸값으로 점쳐진 1조 5000억 원을 배 이상 넘어섰다.
현재까지 인수 대상자로 거론되는 기업은 포스코그룹과 현대차그룹, HDC현대산업개발 등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물류 자회사 설립을 검토하다 해운업계 등의 반발로 접었지만, HMM을 인수하면 연간 물류비 3조 원을 절감할 것으로 보여 유력한 후보군에 꼽힌다. 현대차그룹에서는 자동차 운반을 전문으로 하는 물류 계열사 현대글로비스가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현대산업개발의 경우 아시아나항공 인수 불발에 따른 당국과의 관계 개선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새 후보자로 조심스레 거론된다.
다만 산은은 HMM 매각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을 결정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이 회장은 “매각은 다른 고려요소까지 포함해 단계적인 방법으로 추진해야 한다. (민영화) 가능성을 열어놓고 다양한 검토 요인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지금은 매각 타이밍이 애매하다. 호황이 앞으로 계속될 지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매각 관련 논의는 더 신중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임은정 기자 iej0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