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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만노동자 안전 보장은 국가의 책무”

이윤태 부산항운노조 위원장

  • 임은정 기자 iej09@kookje.co.kr
  •  |   입력 : 2021-07-08 19:12:13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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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임 초기 업계 채용비리로 얼룩
- 현재 공채 도입으로 투명성 확보
- VR 안전교육장 국내 첫 구축 중
- 수억 원 비용 노조기금으로 충당

“되돌아 보면 불탄 집에 주춧돌만 남아 있는 격이었습니다. 노조의 존폐가 걸린 상황에 임기(3년) 연연 않고 최선을 다해 개혁하겠다고 조합원들에게 약속했고, 다행히 지난 2년간 많은 부분이 바뀌고 개선됐습니다.”

이윤태 부산항운노조 위원장. 서정빈 기자
1만 여명 조합원을 둔 국내 최대 항운노조인 부산항운노동조합 이윤태(49) 위원장은 2년여 전인 2019년 5월, 위원장 수락 연설 당시를 떠올리면 지금도 등골이 서늘하다. 그때는 항운노조의 취업 비리 혐의가 불거져 검찰 수사 중이었고, 비슷한 형태의 비리가 반복되면서 지역사회의 눈길은 싸늘하기만 했다.

최근 이 위원장을 만나 지난 2년간 항운노조의 변화된 분위기와 현안, 노조의 역할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인터뷰 내내 노조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고, 항만 노동자의 안전 보장에 대한 당국의 적극적 행정을 촉구했으며, 부산항을 세계 6위 항만으로 만드는데 기여한 항만 노동자들의 땀을 기억해 줄 것을 당부했다

취임 초기 대한민국 노동계에서 항운노조의 위치와 성격, 방향성 등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는 이 위원장은 “시대가 바뀌면서 공정 채용, 사회적 책임 등에 대한 우리 사회의 커진 요구를 외면한 결과가 채용 비리로 이어진 것 같다. 취임 후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공채 제도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노사정이 함께 채용에 참여해 절차의 공정성·투명성을 담보한 것은 물론, 부정의 개입 여지를 원천봉쇄하려고 채용의 최종 결정권을 인사추천심의위원회로 넘겼다. 그는 또 4차 산업혁명시대, 스마트 항만시대에 투쟁으로 대변되는 노조의 정체성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개장하는 부산항 신항은 컨테이너 하역·이송·보관 등 전 영역에서 자동화 체계가 도입되는 스마트 항만으로 구축돼 고용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 관련 기관의 근로자 직무전환에 따른 인력배치 관련 용역이 진행 중이라고 밝힌 그는 “완벽한 고용보장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노동 유연성을 확보할 것이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인한 항만 노동자들의 안전에 대해 그는 “지난해 봄 항만의 3조 2교대 근무와 고밀접의 대기실 문화 등이 코로나 감염에 너무 취약해 항만 당국에 대안을 요청했지만 소극적 행정으로만 일관했다”고 토로했다. 철저한 방역 매뉴얼이 없었기에 올해까지 감천항은 3번에 걸쳐 100명 이상이 자가격리됐고, 일용직 배우자들은 실직의 고통을 겪었다. “국가 항만의 필수 근로인력에 대한 안전 보장은 국가의 최우선 책무”라고 강조한 이 위원장은 “러시아 선박과 밀접 접촉하는 감천항 근로자들에 대한 우선 백신 접종이 시급하다”고 요청했다.

항만 내 안전사고 문제도 반드시 풀어야 한다. 이 위원장은 “사측은 안전에 관한 돈을 비용이 아닌 ‘투자’로 봐야한다. 안전사고 예방 책임은 노사정이 공동으로 져야 한다고 생각해 세계 최초로 부산항에서 하역장비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는 시스템을 도입했고, 항만사고 예방을 위한 ‘가상현실(VR) 안전 교육장’도 국내 처음으로 구축 중이다”고 설명했다. 수억 원에 달하는 비용을 항운노조 기금으로 충당할 만큼 안전은 절체절명의 과제다.

항상 노조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해 온 이 위원장은 지난 1월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성금 1억 원을 부산사랑의열매에 기탁한 데 이어, 지난 5일 사랑의열매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으로 가입해 노동계의 선한 영향력 전파에 앞장서고 있다. 이 위원장은 “노조원뿐만 아니라 비정규직 일용직 등 여러 비노조원의 목소리도 잘 대변하고 지역사회 소속원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임은정 기자 iej09@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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