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중소’ 전통시장이 늘어가는 빈 점포로 고사 위기를 맞고 있다. 낡은 시장에 손님이 찾지 않고, 장사할 상인도 시장을 떠나면서 악순환이 반복된다.
15일 부산시의 전통시장 현황(인정 시장, 상점가, 미등록 시장 포함)에 따르면 해마다 지역 전통시장의 빈 점포는 증가하는 추세다. 2018년 1월 기준 부산지역 전통시장(217곳)의 빈 점포는 3477개 ▷2019년 1월(216곳) 3765개 ▷2020년 1월(216곳) 3956개 ▷2021년 1월(221곳) 4032개 등으로 계속 늘고 있다.
모든 전통시장의 빈 점포가 늘어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을 살펴보면 ‘중소’ 전통시장의 타격이 훨씬 크다. 통상 정부 등의 기관에서는 전통시장을 점포 수에 따라 ▷대형 ▷중대형 ▷중형 ▷소형 등으로 분류한다. 점포 수는 매장을 어떻게 쪼개느냐에 따라 늘거나 줄어들 수 있다. 반면 유통산업발전법에서는 매장 면적 합계 3000㎡ 이상인 곳을 ‘대규모 점포’로 정의한다.
중소 전통시장을 매장면적 합계 3000㎡ 미만인 곳으로 본다면, 시의 통계에서 중소 전통시장의 빈 점포 비율은 압도적이다. 올해 1월 기준 부산지역 전통시장은 총 221곳이다. 매장면적 합계 3000㎡ 미만인 중소 전통시장은 99곳으로 추정되고, 점포는 6187개다. 이 가운데 빈 점포는 1772개로, 전체 점포의 28%를 차지한다. 매장면적 합계 3000㎡ 이상인 전통시장은 122곳으로 추정되고, 점포는 2만5802개다. 이중 빈 점포는 2260개로 전체의 8%에 불과하다. 전통시장 규모에 따라 빈 점포의 비율이 극명한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중소 전통시장이 전체 전통시장의 절반가량을 차지하지만, 빈 점포는 압도적으로 많다는 의미다.
이 같은 현상은 중소 전통시장이 규모가 큰 시장에 비해 급변하는 유통 환경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했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코로나19 여파로 유통 질서가 급격하게 온라인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중소 전통시장은 시설 인프라도 개선하지 못하고 상인의 고령화 등으로 온라인 진출도 쉽지 않다. 체급이 작은 중소 전통시장부터 무너지는 상황이다.
이정식 ㈔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장은 “소비자의 눈높이가 높아지고, 온라인으로 유통 환경이 변화하는 등의 이유로 기존 전통시장의 경쟁력이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중소 전통시장의 공실률이 높아지는 상황”이라며 “시장 상인은 물론 시나 정부가 전통시장 체질 개선,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전통시장 지원 예산의 효율적 배분 등을 폭넓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