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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고장 비즈니스 <16> 해풍 머금은 남해 마늘

브랜드·과자 개발…마늘 명품화로 ‘보물섬의 보물’ 부활 꿈

  • 이완용 기자 wylee@kookje.co.kr
  •  |   입력 : 2021-08-08 19:19:59
  •  |   본지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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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정지역 바닷바람 맞고 자라
- 미네랄 풍부한 지역 대표 작물
- 농촌 고령화 탓 생산량 감소세

- 디자인 특허… 포장재 단일화 추진
- 버터·빵 등 기능성 식품 개발
- 비대면 축제·온라인 판로 개척
- 농민 생산 마늘 판매 적극 지원

경남 남해군은 유자 고사리 시금치 등 20종의 농·특산물을 소개하면서 마늘을 맨 앞에 내세운다. 그만큼 지역 내에서의 생산 비중도 높고 품질에 자신이 있다는 말이다. 1973년에 남해대교가 놓이기 전까지는 교통이 불편했고, 1983년 하동 청암댐이 완공되기 전까지는 농업용수도 부족해 농사에 어려움이 많았다. 그래도 워낙 부지런하고 억척스러운 주민은 다랑논을 만든 것처럼 척박한 환경에서도 거친 자연환경을 극복하며 농사를 지어왔다. 그 대표 작물이 전국적으로 명성이 높은 남해 마늘이다.
   
남해 마늘 가공 공장에서 직원들이 일본으로 수출될 흑마늘을 다듬고 있다. 남해군 제공
■일해백리의 세계 10대 건강식품

남해군의 지형은 섬 중앙에 망운산과 금산 호구산 설흘산 등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농경지는 주로 해안에서 1~2㎞ 내에 있다. 이런 섬 지역이다 보니 농업용수가 귀한 편이어서 벼농사보다 콩이나 팥 옥수수 같은 밭작물 농사가 발달했다. 주민은 이런 지리적 특성을 살려 일찍부터 물이 많이 필요하지 않으면서도 참깨와 함께 한국인의 입맛에 없어서는 안 되는 마늘에 관심을 두게 됐다. 여기에 겨울은 따뜻하고 여름이 서늘한 해양성 기후가 마늘의 생육에 한몫했다.

   
남해 마늘로 숙성 가공한 흑마늘.
마늘은 미국 ‘타임’지가 세계 10대 건강식품으로 선정한 기능성 식품으로, 강한 냄새를 제외하고는 100가지 이로움이 있다고 해 일해백리(一害百利)의 식품으로 불린다. 마늘에 함유된 알리신은 혈중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고 혈액 순환을 원활히 하며, 살균이나 면역작용을 돕는 천연 항생제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냄새를 제거하기 위해 개발한 흑마늘이 등장하면서 중요한 건강식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생마늘에 섭씨 60도의 열을 가하면서 15일 이상 숙성시키면 검은색으로 변하면서 항산화물질의 활성도를 높이고 폴리페놀 플라보노이드 등의 함량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진다.

마늘은 크게 한지형과 난지형으로 나뉘고, 난지형은 또 ‘남도종’과 ‘대서종’으로 구분된다. 남도종은 비교적 작고 단단한 8~10개의 알이 달리지만, 대서종은 굵은 알 11~15개가 달려 생산량이 많다. 남도종은 육질이 단단하고 매운맛과 향이 강해 양념으로 사용하거나 익혀서 먹고, 대서종은 부드럽고 맵지 않아 고기와 함께 생으로 먹거나 장아찌를 담가 먹기 좋은 품종이다. 남해에는 구근이 단단한 난지형 남도종이 전체 생산량의 94%에 이를 정도로 주를 이룬다.

남해 마늘은 오염되지 않는 청정지역에서 사시사철 바다에서 불어오는 해풍을 맞으며 자라서 미네랄이 풍부하다. 또 바닷가의 특성상 소금기를 머금은 안개가 잦아 병해충의 발생도 적고, 토양은 칼슘과 칼륨 등의 무기질 성분이 많으면서도 산도가 마늘의 생육에 적합하다고 한다.

■재배 면적은 10여 년 전의 1/3로

   
남해군 남면 가천 다랭이마을의 다랑논에서 말리는 마늘. 남해군 제공
남해군에 마늘 재배가 한창이던 2008년에는 7000여 농가가 1480㏊를 지어 농가당 평균 5300여만 원의 소득을 올린 데 비해 현재는 재배면적이 3분의 1로 줄어들었다. 당시에는 1만 ㎡ 이상을 재배하는 전업농만 100가구가 넘을 정도였다. 2007년에는 남해 마늘을 지리적표시제(제 28호)로 등록하는 등 전성기를 이뤘다.

그러나 농촌 고령화로 일손이 달리고 농기계 사용이나 농자재 운반 등에도 어려움이 많아 생산량은 해마다 줄고 있다. 올해는 4140가구가 540㏊에서 7100t을 생산한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2020년 4496가구 650㏊ 9100t, 2019년 4523가구 700㏊ 9800t, 2018년 4809가구 777㏊ 1만878t였다.

■명품화로 마늘 산업 부흥 꿈꾼다

이에 남해군은 명품화와 소비패턴 다양화를 통해 제2의 마늘 산업 부흥을 꿈꾼다. 우선 브랜드와 포장 디자인을 쇄신했다. 지난 5월 500여 명이 참여한 소비자 선호도 조사를 통해 ‘보물섬이 키운 남해 마늘’이라는 브랜드와 함께 포장 디자인을 확정했다. 이 디자인은 특허청에 출원하고 농가와 지역농협 등에 공급해 포장재 단일화를 추진한다. 그동안 지역농협마다 포장재가 달라 소비자에게 남해 마늘의 이미지를 혼란스럽게 했기 때문이다.

또 2008년에 설립된 국내 유일의 마늘 산업화 전문연구기관인 남해마늘연구소를 통해 식·의약품이나 기능성 소재 등 혁신적 기술 개발을 추진한다.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켜 소비를 늘리기 위해서다. 여기서는 남해 마늘을 활용한 기능성 먹을거리 개발이 활발하다. 올해 초에는 마늘을 이용한 수제 버터를 출시했고 파스타에 들어가는 소스 3종과 유자 마늘빵, 흑마늘과 유자를 혼합한 스틱 젤리 등도 만들었다. 홍삼과 도라지를 흑마늘과 함께 만든 건강음료와 마늘과 인삼을 혼합해 만든 액상 음료, 흑삼과 흑마늘로 만든 액상 차, 생마늘 추출물을 팩 포장으로 출시한 마늘 음료 등은 이미 상업화해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부터 코로나19로 개최하지 못한 마늘 축제도 비대면 방식이나 드라이브스루 등으로 소비자와 생산자가 교류하는 기회를 늘리고 있다. 체험 마을이나 관광농업이 위축되는 요즘은 온라인 판매나 특산물 꾸러미 형식으로 판로를 개척해 농민이 생산한 마늘을 판매하는 데 안간힘을 쓴다. 장충남 남해군수는 “해풍 속에 자란 명품 남해 마늘의 생산량은 줄어들고 있지만, 그래도 공급량이 부족할 정도로 소비가 되고 있다”며 “건강식품과 과자 화장품 등의 주요 원료로 사용 폭이 확대돼 새로운 먹거리 산업에 청신호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완용 기자 wyle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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