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6개월간 유예’ 설득 나서
최근 채소와 계란 등 ‘밥상 물가’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우유 가격도 오를 전망이어서 소비자의 부담이 더 커지게 됐다.
1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낙농진흥회는 ℓ당 원유가격을 926원에서 947원으로 올리는 방안을 이달 말께 우유업체에 통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해 7월 21일 낙농가와 우유업계가 참석한 가운데 개최된 원유기본가격조정협상위원회는 ℓ당 21원 인상 방침을 확정한 뒤 1년 뒤인 2021년 8월 1일부터 적용하기로 한 바 있다.
주요 우유업체들이 낙농진흥회로부터 원유 인상과 관련한 공식 문서를 아직 받지 않은 까닭에 시중 우유 가격이 언제 오를지는 미지수다. 다만 인상 계획이 이미 확정된 만큼 빠르면 이달 하순부터는 물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농식품부와 소비자 단체 등은 원유 가격이 오르면 우유뿐만 아니라 빵 아이스크림 등 원유와 관련된 모든 제품 가격의 연쇄 인상이 불가피해져 서민 경제에 큰 타격이 가해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제과점이나 커피 전문점 등 우유 사용량이 많은 업체도 파장을 피해가기 힘들다. 그렇지만 원유기본가격조정협상위원회 방침은 민간 조직의 결정인 까닭에 관이 개입할 수 있는 부분이 적어 축산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6개월 동안 원유 가격 인상을 유예하자는 방안을 낙농협회에 제안하는 등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농식품부는 지난 4일 열린 낙농진흥회 소위원회 회의에서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설득에 나섰으며 6일에는 전국 낙농협동조합장들에게도 협조를 요청했다. 이 자리에서 농식품부는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는 우리나라 식생활 형태를 고려하면 원유 가격 인상은 소비자 물가 상승의 주요 요인이 될 것이라는 점을 집중적으로 호소했다.
이에 대해 낙농진흥회는 원유 인상과 적용 시기 등은 지난해 정해졌기 때문에 지금 와서 뒤로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인상을 철회하거나 유예하려면 이사회를 다시 열어야 하나 현재로서는 소집 계획이 없다고 못 박았다.
낙농진흥회의 움직임에 주요 우유업체들은 소비자 여론을 살피는 등 신중한 자세를 보인다. 하지만 소비자단체 등은 원유 가격이 오르면 원가 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에 업체들이 결국 제품가격에 반영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염창현 기자 haore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