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산버블 더는 방치 안된다 판단
- 미국보다 선제적 인상 조치 단행
- 올 경제성장률 긍정 전망도 한몫
- “경기주체 늘어난 이자 감당 가능”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은 과도한 집값 상승, 물가 오름세, 자산 버블을 더는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가계부채 규모가 역대 최대를 기록하고, 수도권 집값 상승률이 13년 만에 최고로 치솟는 등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인한 부작용이 발생하자 유동성 축소에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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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
이주열 총재는 26일 “누적된 금융불균형을 완화시킬 필요성 때문에 첫발을 뗀 것”이라고 밝혔다. 저금리가 투자자들의 레버리지(차입 투자) 시도를 통한 위험자산 투자 확대를 이끌었고, 그 결과 부동산과 주식 등 특정 부분 자산 가격의 거품이 커지자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정상화’ 시킨 것으로 해석된다.
결국 한은이 미국보다 선제적으로 금리인상을 단행한 것은 집값과 물가를 안정시키고 가계대출 폭증세를 완화하기 위해서다. 실제 지난 6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1705조 원으로 역대 최대를 나타냈고, 올해 상반기 증가폭(77조9000억 원) 역시 반기 기준 가장 많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주택(아파트·단독·연립주택 포함) 매매가격은 전월보다 1.17% 올라 6월(1.04%)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2008년 6월(1.80%)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인상 시점과 관련해 코로나19의 4차 대유행이 변수로 거론됐으나, 한은은 향후 경기를 긍정적으로 내다보며 인상을 추진했다. 지난달부터 강화된 거리두기가 지속됐지만 지난해와 달리 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고, 경제성장률 역시 지난 1분기 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을 회복했기 때문이다. 한은은 이날 올해 성장률 전망치 4.0%를 그대로 유지했다. 여기에 이달 중순부터 집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34조9000억 원 규모의 2차 추가경정예산도 경기 부양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와 기준금리 인상이 겹쳐 가계 이자규모 증가액이 3조 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되자 ‘부채의 함정’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이 총재는 “부채의 함정은 금리를 올렸을 때 이자 부담이 너무 과도해지거나 소비나 투자 위축을 초래하는 상황일 것 같다”며 “지금 경제주체의 이자 부담 능력이나 소비 여력, 가계 저축 정도 등을 보면 부채의 함정에 빠졌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금리 인상이 소비에 부담을 줘 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최근 금리 수준이 여러 경우를 보더라도 여전히 완화적”이라며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시장에서는 금통위가 10월 또는 11월 회의에서 0.25%포인트 기준금리를 올려 1% 수준에 맞출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인플레이션 압력도 금리 인상 요인으로 작용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4개월 연속 2%를 웃돌았다. 이 총재는 “현재 물가상승률 수준이 과도하게 높지는 않지만, 수요 측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또 생각보다 높은 수준의 물가가 기존 예상보다 길게 갈 가능성은 없는지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