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국내 해운사들의 공동 행위에 대한 과징금 부과를 앞둔 가운데 조선업계가 이례적으로 해운사들을 지원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업계 대표 단체인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해운업계 과징금 부과 조치 관련 탄원서’를 최근 공정위에 제출했다. 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이제 막 조선 경기가 살아나는데 해운업계가 어려움을 겪으면 조선소뿐만 아니라 관련 기업 및 종사자에게 또다시 큰 타격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타격을 입은 국적 선사들이 선박 발주를 취소하거나 건조 중인 선박의 대금 납기를 미루면 그 부담은 조선소가 떠안고 조선소, 조선기자재 업체의 경영 악화로 이어져 지역 경제와 국가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
이번 탄원서를 계기로 해운업계와 조선업계가 진정한 상생 협력의 시동을 걸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조선업은 수출 주도 산업으로 육성됐고 국내 해운업계와 연결 고리가 약했다. 오히려 외국 선사가 국내 조선사에 발주한 초대형 선박들은 한국 정부의 지원을 받았고 이 선박들은 국내 해운사를 위협하는 ‘부메랑’이 됐다. 파산한 한진해운의 경쟁력 약화의 한 원인으로도 지목됐다. 이에 문재인 정부는 해운업 재건을 최우선 국정 과제로 삼고 해운-조선 상생을 위해 부산에 한국해양진흥공사를 설립했다. 공사는 국내 해운사의 선박 발주를 국내 조선소에서 하도록 지원했다. 그 결과 국내 조선소가 국내 해운사로부터 수주한 선박 비율은 전체 수주 잔량의 20%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문재인 정부 이전에는 4~5%에 불과했었다.
이번 탄원서 제출 전 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한국해운협회에 먼저 전화를 걸어 “어떻게 도와주면 되겠느냐”며 물어본 것으로 전해진다. 탄원서가 제출된 이후인 지난 7일 해운협회는 김영무 상근부회장 명의의 환영 성명을 내고 “해운업과 조선업은 상호 의존 관계에 있는 전·후방 산업으로 양 업계의 상생 발전이 보다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운협회 양홍근 상무도 9일 “이번 탄원서는 해운-조선 상생 협력의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정위는 2003~2018년 12개 국적선사 등의 공동행위를 담합으로 보고 8000억 원의 과징금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 정옥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