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속 20년 이상 직원 대상
- 디지털화 유통 환경 변화 대응
- 불가피한 인적구조 개편 분석
롯데쇼핑의 희망퇴직 바람이 심상치 않다. 그룹의 오너가 바뀐 뒤 ‘정년 보장은 옛말이 됐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코로나19 이후 유통 환경 급변에 따른 어쩔 수 없는 행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29일 롯데쇼핑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다음 달 8일까지 근속 20년 이상인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신청받는다. 전체 직원 4700여 명 가운데 근속 20년 이상 직원은 2000여 명이다. 1979년 롯데백화점 창사 이래 처음 단행되는 희망퇴직이다. 롯데쇼핑 내 주요 사업 부서인 롯데하이마트와 롯데마트도 지난해와 올해 초 각각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롯데마트도 1998년 설립 이후 첫 희망퇴직이었다.
유통업계 안팎에서는 2015년 시작된 롯데그룹의 ‘왕자의 난’이 마무리 수순을 밟은 뒤 신동빈(사진) 회장이 본격적으로 경영에 나서면서 희망퇴직이 줄지어 나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작고한 신격호 회장이 그룹을 이끌 때만 해도 일본식 종신고용이 롯데 기업 문화의 하나로 자리 잡기도 했다. 당시 ‘다른 국내 대기업과 비교해 적은 연봉을 받더라도 정년을 보장하니 최고의 복지 아니냐’는 말도 심심치 않게 나왔다.
잇따른 희망퇴직을 두고 내부에서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온라인으로 재편되는 유통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불가피한 구조조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00년대만 해도 백화점, 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을 폭발적으로 확장했고, 매출도 그만큼 잘 나왔다. 업무 환경도 전산화나 디지털화가 되기 이전이라 필요한 직원 수도 많았다. 그러나 업무의 전산화에 따라 필요한 직원 수가 점차 줄어들고, 특히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디지털 전환이 전 세계 모든 기업의 화두로 떠오르자 상황이 달라졌다.
향후 롯데가 글로벌 기업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인적 구조 개편이란 분석도 나온다. 2016년 국내 사드 배치 이후 중국 시장에서 사실상 철수했지만, 롯데마트 등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지역에서 여전히 인기를 얻고 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오프라인 유통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디지털 전환의 시대적 흐름에 맞추기 위해 인적 구조 개편을 하고자 한다”며 “이번 희망퇴직 이후 대규모 신입사원 채용 등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희망퇴직 신청자에게는 위로금, 자녀 학자금, 재취업지원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