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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영화 나아갈 길 <2> 부산發 콘텐츠 제작 성과

OTT로 기회 얻은 지역 제작사…장편영화·웹드 잇단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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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소기업 이야기 다룬 ‘좋좋소’
- 왓챠 투자 받아 시즌 2,3 제작

- 부산 올로케 장편 ‘영화의거리’
- 산복도로 찍은 웹드 ‘심야카페’
- 인기 힘입어 OTT로 영역 확장

- 차별화된 아이디어 강점 꼽혀
- 인력유출·적은 지원 등 과제로

‘OTT 바람’으로 부산 극장가는 사투를 벌이지만(국제신문 지난달 27일 자 1·3면 보도) 역설적으로 부산 영화·콘텐츠 제작사들은 새로운 기회를 맞았다는 분석이 많다.
   
영화 ‘영화의 거리’ 촬영이 부산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 영화는 부산에서 전체를 촬영했을 뿐 아니라 지역 제작사와 배급사가 참여한 100% 부산영화다. 제작사 눈 제공
영화 애호가들이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영화관에 발길을 끊자 OTT 플랫폼 사업자들은 수천억 원의 자금을 쏟아부어 자체 콘텐츠 제작에 한창이다. 이런 자금이 부산 제작사에도 흘러들었다. 부산 제작사들은 이를 기회 삼아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를 제작했고 전국적 인기도 끌었다. 무엇보다 “부산에서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게 가장 큰 수확으로 꼽힌다.

국제신문은 상업적 성공 가능성을 보인 부산 제작사 디테일 스튜디오(좋좋소 제작) 케이드래곤(심야카페) 눈(영화의 거리) 영화맞춤제작소 영화공장(13일의 금요일 등)을 서면·전화·대면으로 심층 인터뷰했다. 부산 제작사들의 ‘가능성’은 스타트업 또는 벤처기업 특유의 아이디어, 패기, 끈기로 관객 또는 구독자와 소통 가능한 콘텐츠를 만든 점이 열악한 환경을 일부 극복한 배경으로 분석됐다. 부산 영화사는 주로 비상업적 독립영화, 그 가운데에서도 다큐멘터리에 강하고 장편 극영화를 만들 여건이 되지 않는다는 평가가 많았다.

■ 유튜브 활용 극대화

   
웹 드라마 ‘좋좋소’의 한 장면. 디테일 스튜디오 제공
디테일 스튜디오는 유튜브의 특성을 제대로 활용했다. 이 회사가 제작한 10분 안팎의 숏폼 웹 드라마 ‘좋좋소’(중소기업 신입사원 조충범의 성장 드라마)는 이태동 대표가 여행 유튜버인 ‘곽튜브’를 지난해 10월 부산국제영화제 행사에서 만나면서 시작됐다. 이 대표는 곽튜브를 통해 여행 유튜버 ‘빠니보틀’을 알게 됐고 팬데믹 때문에 세계 여행을 할 수 없었던 빠니보틀은 자신이 겪었던 중소기업 이야기를 드라마로 만들기로 했다. 이 회사는 지원금 없이 10분 안팎의 숏폼 드라마를 5편 잇따라 만들어 유튜브 채널에 올렸다.

좋좋소 제작진은 유튜브 특성을 고려해 중소기업 이야기를 주로 담는 ‘이과장’ 채널에 이 드라마를 업로드했다. 유튜브 구독자가 집중력이 낮은 점을 고려해 중간 중간 장면 해설을 넣었고 길이도 매우 짧게 만들었다. 구독자가 드라마인지 다큐멘터리인지 혼동하도록 하는 장치도 썼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편당 조회 수 100만 건을 넘겼고 OTT인 왓챠에서 투자 제안이 들어왔다. 디테일 스튜디오는 좋좋소 시즌 2, 3을 제작하되 왓챠 선공개 외에 유튜브에서도 업로드하겠다는 조건을 달았고 유튜브 채널을 통해 광고 수익을 극대화했다. 편당 1분 안팎의 광고를 콘텐츠에 앞에 넣되 광고에도 스토리를 넣고 드라마와 광고를 구분하기 위해 광고 이후 3초간 정지 화면을 넣었다.

이태동 디테일 스튜디오 대표는 “유튜브에는 정답이 없다. 나름의 연구 결과 OTT는 상영 플랫폼이고 유튜브는 광고 플랫폼으로 본다”고 말했다. 좋좋소는 멀티플렉스 영화관 측에서 극장용 제작 제안까지 받았다. 최근 해운대 센텀시티에서 북구 구포동으로 사무실을 옮긴 디테일 스튜디오는 부산과 서울을 오가며 중소기업 예능 프로그램을 촬영하고 있다. 앞으로 소시민이 주인공이 된 블랙코미디를 제작할 계획이다.

■끈기 있게 투자 유치 ‘노크’

지난달 16일 전국 개봉에 성공한 장편 영화 ‘영화의 거리’(감독 김민근, 제작사 눈)는 부산을 공간적 배경으로 삼아 신생 제작사가 끈기 있게 투자와 지원을 끌어내 전국 영화관에서 개봉했다. 제작사는 부산영상위원회로부터 제작 지원금 3000만 원을 받았고 이를 기반으로 대선주조로부터 간접광고를 조건으로 협찬금(1000만 원) 지원을 얻어냈다. CJ 계열의 타임와이즈펀드로부터도 2000만 원을 투자받았다. 순 제작비는 8000만 원이다. ‘영화의 거리’는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80억 원 제작비가 투입된 영화와 비슷한 성적표를 얻었다. 김예솔 제작사 눈 대표는 “투자받으러 서울에 세 번 갔다. 부산에서도 펀드 측과 만났다”고 말했다.

2017년 4월 설립된 제작사 눈은 그동안 단편 영화 14편, 웹 콘텐츠 3편을 만들었다. 신생 제작사임에도 이런 경험이 장편 영화 전국 개봉의 토대가 됐다. 영화 ‘영화의 거리’는 앞으로 16부작 드라마(회당 60분)로도 제작된다. 내년에 케이블TV와 OTT에 방영을 목표로 작업이 진행 중이다. 김 대표는 “모든 청년이 공감하는 사랑 이야기를 담아 재미있게 풀어볼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 드라마 ‘심야카페’ 이제 영화관서

제작사 케이드래곤의 드라마 ‘심야카페’는 내년 영화관 개봉을 목표로 극장판 제작이 진행 중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방송영상콘텐츠 제작 지원과 한국투자파트너스의 투자를 받았다.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손예진·김주혁 주연)를 연출한 정윤수 감독이 감독과 각본을 맡았다.

드라마 심야카페는 코로나 팬데믹이 터지면서 방향을 전환해 성공한 케이스다. 부산에서도 조폭 영화가 아닌 ‘때깔 나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김희영 케이드래곤 대표는 “원래 장편 옴니버스를 기획했는데 팬데믹이 터지면서 투자 유치의 일환으로 웹 드라마를 제작했다”면서 “우리가 큰 프로젝트를 할 수 있는 기반이 쌓였다”고 말했다.

웹 드라마로 제작된 심야카페 시리즈(1·2·3)는 지상파 채널 MBC, 케이블 채널 MBC 드라마넷에서 방송된 바 있다. KT의 OTT 시즌에서 선 공개됐고 현재는 국내외 대부분 OTT에서 볼 수 있다. 심야카페 시리즈는 부산 산복도로에 있는 가상의 한 카페를 중심으로 시·공간을 초월한 사건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판타지 힐링물이다.

영화맞춤제작소 영화공장은 유튜브를 비롯한 각종 OTT를 활발하게 활용한다. 영화맞춤제작소는 숏폼 형태로 콘텐츠를 제작하면 유튜브나 네이버TV를 활용하고 미드 폼이나 장편영화로 개봉하면 웨이브나 왓챠 같은 OTT나 TV 채널을 활용한다. 박지영 대표는 “‘위드 코로나’ 시기가 되면 극장 상영 이벤트를 통해 OTT 콘텐츠의 배급 홍보 효과를 노려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영화맞춤제작소는 2018년 서울에서 부산으로 이전해 주로 오인천 감독의 공포물 ‘13일의 금요일’ 시리즈, 아나운서 살인사건 등을 제작했다.

■수요자 중심 지원을

부산 제작사들에 대한 부산시 지원은 주로 부산영상위원회 몫이다. 제작사들은 콘텐츠를 제작해도 인력 유출은 여전히 심각하다고 입을 모은다. 부산에서는 생계를 유지할 만한 일감이 없기 때문이다. “부산 배우와 스태프가 부산에 머물 수 있는 대형 프로젝트를 기획해야 한다” “부산 제작사가 불가피하게 외부 배우를 섭외했을 때에도 숙박비 지원이 이뤄졌으면 좋겠다” “영화 배급 시 프라임 타임을 포함한 100개 관 이상의 개봉관 확보 지원 제도가 시급하다”는 부산 제작사들의 요구가 쏟아졌다.

▶OTT (Over The Top)

전파 또는 케이블이 아닌 범용 인터넷망을 이용하는 영상 콘텐츠 서비스. 크게는 구독형(넷플릭스 왓챠 등), 광고기반형(유튜브 네이버TV 등)으로 나뉜다.

정옥재 이승륜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

※이 기획은 지역신문발전위원회 기획취재지원사업으로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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