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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에 15시간 미만' 부산 초단기 근로자 역대 최다

통계로 본 부산경제<12> 지난해 동기간 보다 22.1% 급증

최저임금 인상, 사업주의 주휴수당 회피 등 때문 분석

정규직 많은 제조업 입지 갈수록 줄어 "내년 더 심각"전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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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아르바이트. (출처 : 연합뉴스. 해당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음)


#1. 부산 사상구에 거주하는 20대 휴학생 권모 씨. 올해 말 군 입대를 앞둔 그는 대학 생활을 잠시 접고 지난 8월부터 집 근처 작은 제과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근로시간은 하루 3시간이고 일주일에 나흘 일한다. 주간 근로시간이 총 12시간인 셈이다.

권 씨의 시급은 올해 최저임금(시간당 8720원)을 약간 웃도는 수준인 9500원이다. 일주일에 11만4000원만 손에 쥔다. 권 씨는 “제과점이 영세한 규모이다 보니 어느 정도 이해는 된다”고 말했다.

권 씨가 아쉬워 하는 것은 따로 있다. 주휴수당을 받지 못 한다는 점이다. 주휴수당은 일주일에 15시간 넘게 일한 직원에게 고용주가 하루 치 일당을 더 주는 제도다. 권 씨는 해당 제과점의 채용 공고 자체가 ‘주 12시간 근무’로 제시됐다고 밝혔다.

#2. 40대 최모 씨가 사장으로 있는 부산의 한 편의점. 이곳에서 일하는 직원 수는 올해 초 1명에서 이달 3명으로 늘었다. 대신 직원의 주당 근로시간은 올해 초 36시간(1명)에서 현재 12시간씩(3명)으로 줄었다. 소위 ‘알바 쪼개기’다.

최 씨는 “최근 몇년간 최저임금이 급격하게 오른 데다 코로나19 상황까지 겹치다 보니 비용을 아까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경영 악화 때문이지 편법이나 꼼수는 아니다. 소상공인의 입장을 이해해 달라”고 호소했다.

●초단기 근로자 22% 급증…전국 증가율의 2배

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경기 침체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내년도 최저임금(시간당 9160원) 적용 시기(1월 1일)까지 다가오면서 주당 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부산의 ‘초단기 근로자(1~14시간)’가 역대 가장 많은 수준을 기록했다.

23일 국제신문이 국가통계포털과 국정감사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올해 3분기 부산의 초단기 근로자 수는 11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가 시작된 2000년 1분기(2만3000명) 이후 모든 분기를 통틀어 최대치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해 3분기(9만5000명)와 비교해도 2만1000명(22.1%) 급증했다.

   


분기 기준 부산의 초단기 근로자는 지난해 4분기(10만3000명) 처음으로 10만 명을 돌파한 이후 ‘올해 1분기 10만3000명→2분기 10만6000명→3분기 11만6000명’ 등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특히 올해 3분기 부산의 초단기 근로자 증가율(22.1%)은 전국보다 월등히 높았다. 전국의 초단기 근로자는 지난해 3분기 138만 명에서 올해 3분기 155만9000명으로 13.0%(17만9000명) 증가했다. 10%대의 증가율도 높은 편으로 볼 수 있지만 부산은 그보다 더 높은, 배에 가까운 증가율을 기록한 것이다.

통상 근로시간은 ‘고용의 질’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근로시간이 긴 직종일수록 정규직이 많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부산지역 고용의 질은 초단기 근로자 급증과 맞물려 급격히 저하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정규직 근로자가 분포되기 시작하는 부산의 36시간 이상 취업자 수는 올해 3분기 11만4700명에 그쳤다. 지난해 3분기(12만 명)보다 5300명, 지난 2분기(12만5300명)와 비교해 1만600명 감소했다.

반면 올해 3분기 부산의 36시간 미만 취업자 수는 50만2000명으로 2011년 3분기(55만1000명) 이후 10년 만에 가장 많았다. 50만 명을 넘어선 것도 2011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사회 초년생의 고용시장 진입 어려워질 수도

부산의 초단기 근로자가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정규직 고용 침체 ▷최저임금 인상 등과 무관치 않은 결과로 분석된다. 올해 3분기는 코로나19 4차 확산세가 거세게 일던 시기다.

청년유니온이 지난 6월 전국의 아르바이트 노동자 43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를 봐도 마찬가지다. 업주가 주휴수당을 보장해주지 않아도 되는 초단기 근로자의 비중은 49.1%에 달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은 최근 국정감사 자료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5.1% 오른 시간당 9160원으로 결정된 상황에서 주휴수당까지 감안할 경우 초단기 근로자는 내년에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초단기 근로자의 급증세로 고용의 질이 더 악화되거나 사회 초년생의 고용시장 진입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고용주가 경력직을 선호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규직이 많은 제조업의 입지는 갈수록 축소된다. 올해 3분기 기준 부산 전체 취업자(168만2000명) 중 제조업 취업자(23만7000명)의 비중은 14.1%에 그쳤다. 이 비율은 관련 통계가 시작된 2013년 1분기(18.4%) 이후 최저치다. 지난해 3분기 부산의 제조업 취업자 비중은 15.3%였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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