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규제특례 적용 도입 추진
- 폭발 사고 위험 우려 해소 과제
- 지역별 충전소 수 편차 줄여야
정부가 수소차 운전자의 편의 제고와 충전소 사업자의 운영 부담 완화를 위해 ‘운전자 셀프 충전(직접 충전)’ 방식을 전격 도입하기로 했다. 지금은 안전 교육을 받은 충전원만 수소 충전을 할 수 있다. 규제 특례를 적용해 이르면 내년 초부터 시행토록 한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지만 “수소충전소 자체도 현저히 부족한 상황에서 안전 우려를 뒤로 한 채 섣불리 추진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6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수소충전소 업계 및 이용자 간담회’를 열어 “규제 샌드박스를 통한 ‘셀프 충전’ 도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에서는 고압가스안전관리법에 따라 수소충전소의 충전원, 그것도 안전 교육 이수자에 한해서만 수소 충전이 허용된다. 수소차 운전자가 직접 충전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 수소 폭발과 같은 안전 사고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산업부는 규제 특례를 적용해 운전자의 셀프 충전을 전격 허용하기로 했다. 산업부가 목표로 삼은 시행 시기는 내년 초다.
산업부의 이번 결정은 충전소 사업자의 운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측면이 가장 크다. 산업부는 “수소충전소를 운영하는 사업자들은 평균적으로 연간 1억8000만 원의 적자를 보는 상황”이라며 “수소충전소를 운영하는 21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우리나라를 제외한 20개 국가가 셀프 충전을 허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수소 안전에 대한 우려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산업부의 ‘셀프 충전’ 도입 추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9년 초 연구 용역을 진행하며 셀프 충전을 도입하려고 했지만, 그해 5월 강원 과학단지 내 수소탱크 폭발 사고가 발생해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해당 계획을 잠정 보류한 바 있다.
충전 방식을 확대하기 앞서 수소충전소의 수부터 늘리거나 지역별 불균형을 우선적으로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의원의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올해 8월 기준 전국에 보급된 수소차는 총 1만6266대로 집계됐다. 하지만 수소충전소는 114곳에 불과했다. 부산에도 1218대의 수소차가 보급됐지만 충전소는 강서구와 사상구 단 2곳뿐이다.
산업부는 수소충전소 안전 관리를 위해 ▷안전성 평가 도입 ▷방호벽 설치 대상 확대 ▷수소충전소 압력용기 전용검사 기준 도입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