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는 영화진흥위원회의 부산촬영소 축소 건립 추진(국제신문 지난 1일 자 1·6면 보도)과 관련해 규모는 큰 틀을 유지해야 하고 핵심 시설인 후반 작업 시설(더빙, 편집, 컴퓨터 그래픽 작업용)을 제외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시가 이번 사태에서 명시적인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7일 업계와 관가에 따르면 김기환 부산시 문화체육국장은 지난 3일 부산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영진위가 부산에 오면서 같이 이전하기로 한 것은 남양주종합촬영소다. (이전 작업의) 큰 틀은 바뀌지도 않고 바꿔서도 안 된다”며 “최근 영진위가 시에 다른 제안(규모 40% 축소, 후반 작업 시설 제외)을 했다. 다른 시설은 모르겠지만 후반 작업 시설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후반 작업 시설은 ‘영화의 꽃’인 편집을 일괄 진행하는 인프라다. 촬영 스튜디오가 하드웨어라면 후반 작업 시설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핵심 인력)가 결합한 고부가 시스템이다. 김 국장은 “중요한 것은 후반 작업 시설을 어떻게 담보할 것인가다. 영진위와의 협의에서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진행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시의 이번 입장 표명은 김태훈 시의회 행정문화위원장이 “부산이 말로만 영화 도시라고 하면서 촬영소가 제대로 건립되지 않으면 다시 모든 것이 수도권으로 빨려들 것”이라고 질타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김 위원장은 7일 국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시는 촬영소 건립의 파급 효과를 고려해야 하는데 그동안 소극적이었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관심이 적기 때문”이라며 “부산은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촬영소 및 촬영소 내의 후반 작업 시설을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