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전부문 대표이사 선임부터
- 시설·근무체계 정비 전전긍긍
- 책임소재 불명확해 혼란 우려
- “줄도산 가능성… 법 보완해야”
사업장에서 안전 사망사고가 나면 대표가 구속되는 초강력 법인 중대재해법이 내년 1월부터 시행되지만 부산지역 항만업계와 중소기업 등이 별다른 대비책을 마련하지 못한 채 전전긍긍하고 있다. 특히 ‘징벌적’이라고 할 정도로 처벌은 가혹한 반면 책임 소재가 불명확한 경우가 많아 혼선이 빚어질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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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부산 강서구 미음산단 부산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따른 기업 대응전략’ 설명회가 열렸다. 부산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 제공 |
15일 부산항 북항·신항 컨테이너 터미널 운영사와 지역 중소기업 등에 따르면 내년 1월 27일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법을 앞두고 안전 관련 시설을 정비하고 있다. 신항 3부두 운영사인 한진부산컨테이너 터미널은 야적장 트랙터 충돌방지 장치를 도입하고, 각 차량마다 졸음방지 장치를 장착하는 등 안전 시스템을 정비하고 있다. 사망사고 시 회사 수뇌부의 공석 사태를 막기 위해 일부 컨터미널 운영사는 ‘안전 부문’ 대표를 따로 선임하기도 했지만 미봉책에 불과하다. 사망사고가 발생하면 안전 부문 대표이사는 곧바로 감옥으로 가는 법 조항 때문에 적임자를 찾기도 어렵고, 맡기더라도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다.
터미널의 한 운영사 관계자는 “법 시행을 앞두고 장비를 교체하고 각종 안전 시스템에 허점이 없는지 보고 있다”며 “문제는 운영사와 무관하게 선사와 계약을 맺은 하청 노동자가 근무 중 다치더라도 터미널 내 사고라는 이유로 운영사가 책임을 져야 하는지, 선사가 책임을 져야 하는지 불분명해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아무리 철저하게 대비한다고 해도 사고란 언제 어떻게 터질지 아무도 모른다. 회사 입장에선 사망 사고가 나면 대표가 구속되는 등의 최악의 상황을 피하려는 쪽으로 준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다수의 운영사들은 시설 투자와 함께 책임 경감에 대비하고 있다.
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은 이날 조합원 기업을 대상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따른 기업대응 전략설명회’를 열고 ▷경영자의 자구적 노력 ▷노동자 참여 유도 ▷위험요인 제거 등의 내용을 공유했다. 한 조합장은 “법 취지에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노동자의 실수나 잘못으로 인한 산업재해에도 경영자가 처벌될 수 있어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공공기관도 법 시행을 앞두고 긴장감이 역력하다. 석병수 부산노동권익센터 센터장은 “부산시 산하기관에서 산업재해가 나면 시장이 처벌받을 수 있어 수장의 공백에 대비해야 한다”며 “시 차원에서 산업안전보건 기본계획을 준비 중이며, 시행 이후 업체와 감독기관이 법을 보완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50인 이상인 사업장은 중대재해법 적용을 받아 1명 이상 사망사고가 발생하면 감독 의무를 위반한 경영책임자는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하고 해당 법인이나 기관은 50억 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처벌받는다. 사업장 사고로 경영 책임자가 징역형을 받으면 회사의 경영 악화는 물론 존립마저 위태로워질 수 있어 업계에서는 좀 더 유예기간을 두고 법을 집행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권용휘 김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