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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론’ 부산항 환적 인센티브 손 볼듯

2004년부터 매년 선사에 지급, 올해 물량 초호황 속 효과 의문

  •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
  •  |   입력 : 2021-11-29 18:53:21
  •  |   본지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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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PA 이익 상당수 ‘현금’ 지출
- 금액 절감해 시설투자 방안 등
- 경쟁항만과 합의 후 개선 계획

부산항만공사(BPA)가 출범 후 처음으로 부산항에 환적화물을 유치하는 선사 등에 지급하는 인센티브 제도를 개선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물동량이 급증하면서 선사들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기록적인 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돼, 현금 지급이 별다른 효용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29일 부산항 신항 부두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전민철 기자
29일 BPA에 따르면 환적화물 유치를 명목으로 2004년 공사 설립과 동시에 도입한 환적 인센티브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인센티브는 매년 1분기(1~3월)에 항만위원회를 열어 금액과 요율 등 세부 사항을 정한 후 선사와 화주 등에 컨테이너 1TEU당 전년도와 비교해 물동량이 증가한 만큼 현금으로 지급되고 있다. 새로 적용될 인센티브의 정확한 방침은 내년 초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BPA는 이 금액을 대폭 줄여 부산항 시설 투자에 활용하거나, 최근 수요가 늘고 있는 해상특송 화물 등 다양한 형태의 화물에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찾고 있다.

BPA는 올해 선사가 코로나19로 인한 전 세계 물동량 폭증에 따라 전례 없는 초호황을 누리고 있음에도 인센티브를 지급해 왔다. 국내 최대 해운사인 HMM은 3분기 당기순이익이 2조2998억 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냈으며, 글로벌 해운시장에서 머스크(덴마크)와 1, 2위를 다투고 있는 MSC(스위스)는 지난해 매출이 40조 원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두 선사 모두 신항 2부두에 기항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 등을 미뤄볼 때 전문가들은 부산항에 기항하는 세계 3대 글로벌 해운동맹(2M, 디 얼라이언스, 오션)에 대부분 지급되는 인센티브가 물동량 유치에 효과가 있는지 의문을 제기해 왔다. 항만업계의 한 전문가는 “선사당 최대 수십억 원의 인센티브로 물동량을 유치하려는 것은 백화점이 슈퍼카를 타는 고객에게 할인율 0.1%도 안 되는 쿠폰을 뿌리는 셈이다”고 지적할 만큼 부산항의 환적화물 증가에 인센티브가 기여하는 바가 낮다고 지적했다. 부산항이 세계 최고의 환적화물 시스템을 갖춘 동북아 허브항만으로 자리를 잡아 급속한 물동량 증가를 가져온 만큼 현금 지급보다는 항만 시스템을 선진화해 화물을 더 빠르고 안전하게 처리하는 편이 선사 유치에 효과적이라는 분석도 많다.

더욱이 연간 물동량 인센티브로 지급되는 금액(업계 추정 최대 200억 원)은 BPA 이익금 절반가량을 차지할 정도다. BPA의 지난해 순이익은 444억9100만 원, 지난 1~6월 순이익은 276억7300만 원이다. 항만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 부산항에는 물량이 넘쳐 선사들은 가만히 있어도 매출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인센티브는 위험을 무릅 쓰고 밤샘 작업을 해가며 컨테이너를 처리하고 있는 운영사 및 노동자에 돌아가야 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런 이유로 BPA도 여러 차례 제도 개선을 고민했지만 중국 항만이 부산항 환적 화물을 유치하려 선사를 상대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어 폐지하기도 쉽지 않다. BPA 글로벌사업단 이응혁 부장은 “중국 항만은 물론 인천항 등 국내 다른 항만에서도 비슷한 취지로 인센티브를 운용하고 있어 부산항만 없애기가 어렵다”며 “경쟁 항만과 관련 제도에 대해 어느 정도 합의를 본 후 개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권용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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