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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징금 8000억→ 962억 최악은 면해…해운사 "행정소송으로 정당성 회복"

‘운임 담합’ 해운사 철퇴

  •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
  •  |   입력 : 2022-01-18 20:42:26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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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정위 "공동행위 법 엄정 집행"

- 해수부 “위법아냐” 유권해석 무시
- 日·유럽선사 심사 제외 논란에도
- 계류 중 해운법 개정안 대안 마련

# 해운협회 법적 대응 방침 시사

- "공정위, 절차상 흠결 빌미 삼아
- 부당 공동 행위자로 낙인 찍어"

국내외 23개 해운사가 해상운임 담합 혐의로 총 962억 원의 과징금을 물게 됐다. 비록 지난해 5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추산한 ‘최대 8000억 원’보다 과징금 규모는 대폭 낮아졌지만, ‘불법 행위가 아니었다’는 해운사들과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해양수산부의 주장은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해운업계는 무혐의 결정이 나올 때까지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전원회의를 열고 국내외 해운사 23곳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심의한 가운데 해운협회에서는 일본·유럽 대형선사에 대한 조사가 누락됐다며 반발하고 있다. 사진은 부산신항에 컨테이너선이 접안해 화물을 싣는 모습. 국제신문DB
18일 공정위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2018년 9월 한국목재합판유통협회가 “동남아 항로를 운항하는 국내 해운사들이 동남아시아 항로 운임 가격을 일제히 올려 청구하는 등 담합이 의심된다”는 신고를 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공정위는 조사 대상을 외국 해운사로 확대했고 3차례의 현장 조사 등을 거쳐 국내외 23개 해운사가 15년간(2003~2018년) 운임 담합을 해 왔다는 사실을 적발했다. 지난해 5월에는 ‘최대 8000억 원(전체 매출액의 10% 적용)의 과징금 부과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심사보고서를 해운사들에 보냈다.

이 과정에서 국내 해운업계는 “과징금 액수가 그대로 확정되면 제2의 한진해운 파산 사태가 불가피하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도 해운법에 따른 공동행위에는 공정거래법을 적용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의 해운법 개정안을 추진했다.

제재 대상이 된 해운사들은 그동안 “‘운임 회복’ 신고(총 18회)를 해양수산부에 했고 그 안에는 공정위가 문제 삼는 120차례의 운임 합의 내용이 포함돼 있어 (해수부에) 별도 신고를 할 필요가 없었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해수부도 지난해 7월 “120차례의 운임 합의는 우리(해수부)에게 신고할 필요가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놨다.

특히 지난 12일 공정위 전원회의에서는 해운업계와 해수부의 이런 주장이 합당한지를 놓고 위원들 간 의견이 팽팽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 10시에 시작한 회의는 당일 밤 10시 이후에 끝났다. 그만큼 ‘해운사 제재’와 관련한 찬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린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공정위는 최종적으로 업계 의견을 수용하지 않았다. 해운사들이 해수부에 제대로 신고한 게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조성욱 공정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18차례 신고에 120차례 운임 합의가 포함된다고 볼 수 없다”며 “해운업의 특수성과 중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법이 허용하는 범위를 벗어난 반경쟁적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법 집행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지난 12일 전원회의 이후 논란이 된 ‘일본·유럽선사 조사 제외’에 대해서도 “(일본·유럽선사가) 공동 행위에 가담한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입장만 밝혔다. 조 위원장도 “한~일 항로와 한~중 항로에서의 운임 담합 건은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심사보고서를 전원회의에 상정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공정위는 경쟁 제한적 폐해가 큰 정기선사들의 공동 행위에 대해 앞으로도 엄정한 법 집행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농해수위에 계류된 해운법 개정안의 대안도 마련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공정위는 이미 해수부와 실무 협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불법적인 공동 행위를 지금보다 구체화하는 것이 두 부처가 큰 틀에서 합의한 내용이다.

해운업계는 법적 대응 방침을 시사했다. 한국해운협회는 이날 성명에서 “공정위가 절차상 흠결을 빌미로 해운사들을 ‘부당 공동 행위자’로 낙인찍었다”며 “공정위의 잘못된 판단을 바로잡고 해운 공동 행위의 정당성을 회복하기 위한 행정 소송을 추진하겠다”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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