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 동료 뭉쳐 ‘웹케시’ 창업
- 23년 후 부산 IT센터 개소
- "지역 IT전문가 양성에 앞장"
1998년 IMF사태 이후 역사 속으로 사라진 동남은행 주역들이 20여 년만에 금의환향했다. 당시 동남은행 IT부문에서 근무하던 이들이 세운 회사 ‘웹케시’가 부산에서 후진 양성을 위한 공간을 만들었다. 시는 웹케시의 사업 부문이 금융과 IT가 결합된 형태로 지역 기업과 다양한 협업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 23일 부산 동구 메리츠타워 11층에서 열린 웹케시 부산IT센터 오픈식에 참석한 강원주(왼쪽부터) 웹케시 대표이사, 석창규 웹케시그룹 회장, 김종현 쿠콘 대표이사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들은 과거 부산 본사인 동남은행에서 함께 근무하다 웹케시를 세웠다. 전민철 기자 |
23일 부산 동구 메리츠타워에서는 ‘웹케시 그룹 IT센터’ 개소식이 열렸다. 타워 10·11층에 마련된 이 공간은 앞으로 웹케시의 동남권 거점이자, 서울에 이은 제2 본사로 활용될 예정이다.
 |
| 23일 동구 메리츠타워 11층에서 열린 웹케시그룹 부산IT센터 오픈식에 참석한 내빈들이 케익커팅을 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 |
동남은행은 우리나라 최초로 지역에 본사를 둔 시중은행으로, 1989년 5월 설립됐다. 1997년 전국 최초로 버스와 도시철도 통합 사용이 가능한 교통카드 ‘하나로카드’를 출시하는 등 금융에 IT기술을 융합한 상품을 내세워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IMF사태 이후 주택은행(현 KB국민은행)에 합병되면서 구성원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당시 동남은행에서 전자금융 관련 업무를 맡았던 석창규 회장이 주축이 돼 만든 업체가 웹케시다.
웹케시는 1999년 창업 이후 편의점 ATM설치 사업 등을 진행하다, 이내 IT업무 경력을 살려 핀테크 업체로 변신했다. 국내서 처음 기업 전용 인터넷 뱅킹을 구축하고 관련 업계 최초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될 만큼 기술력과 경쟁력을 모두 인정 받았다. 대표적인 상품은 ‘경리나라’ ‘인하우스뱅크’ ‘브랜치’ 등 기업회계 프로그램이다. 현재는 국내 모든 금융기관과 전세계 33개국(407개 금융기관)을 실시간으로 연결한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800여억 원이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웹케시그룹 계열사 쿠콘 김종현 대표는 “웹케시 그룹은 서울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한 순간도 제가 근무했던 부산을 잊은 적이 없다”며 “이번에 만든 공간을 활용해 부산에서 훌륭한 IT 기술자를 양성하고 채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웹케시 강원주 대표이사는 “동남은행에 입사했을 때 석 회장님이 옆팀에서 대리로 근무하고 있었다. 웹케시는 지금도 동남은행 시절 동료들이 이끌고 있다. 은행이 사라지고 치열한 전쟁터를 함께 이겨낸 전우들”이라며 “이번에 설립한 IT센터를 고향 후배들의 열정을 현실화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웹케시는 우선 부산지역 IT전문가 양성에 나선다. 이를 위해 시와 ‘채용 연계형 청년 IT전문가 아카데미’ 과정 등을 설립한다. 매년 30명 내외의 지역 인재를 채용해 현재 15명 안팎인 인력을 120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부산시는 핀테크 산업이 시의 전략산업인 만큼 센터 설립이 지역 금융업과 IT산업 육성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 이준승 디지털경제혁신실장은 “불가피하게 부산을 떠났던 기업이 성공해서 돌아와 고향 후배를 키우고 고용창출에 일조를 한다는 점이 감사하다”며 “웹케시 IT센터가 지역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부산이 동북아시아 금융중심지가 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