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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 세대교체 전환점 2030부산세계박람회 <8> 세계박람회의 사후 활용

박람회만 위한 도시개발 안돼…미래계획 수단으로 활용을

  • 이각규 박람회연구회 회장
  •  |   입력 : 2022-08-08 19:13:09
  •  |   본지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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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비야박람회 끝난 뒤 행사장
- 미래 부도심 개발 즉흥적 발상
- 계획에 없던 정부 기관들 이전
- 5년 뒤 기관만 남아 폐허 방불

- 캐나다, 밴쿠버 재개발 과정서
- 박람회로 새 도시브랜드 홍보
- 캐나다관 국제무역센터로 개장
- 성공적 사후 활용 사례로 남아
1986년 캐나다 밴쿠버세계박람회장에 많은 관람객이 몰리고 있다. 밴쿠버시는 박람회를 재개발사업과 연계한다는 구상 아래 사후에도 박람회 부지를 효율적으로 쓰고 있다.
■세계박람회와 도시의 관계

세계박람회 올림픽 월드컵 등 세계 3대 메가 이벤트를 개최하면 개최도시의 인프라 정비가 한꺼번에 가속화된다. 특히 국가 차원의 대형 공공투자를 유치해 지역에 큰 파급효과를 가져온다. 세계박람회 개최의 이면에 그런 기대가 있음은 동서고금이 똑같다. 세계박람회의 역사는 일면에 “지역경제 활성화의 기폭제를 갖고 싶다”는 욕망의 역사다.

1992년 스페인 세비야세계박람회장 전경.
예를 들면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에 투입된 세계박람회 관련 기반시설사업의 총액은 1조 5000억 원이었다. 48%인 7200억 원이 도로에, 19.5%인 2925억 원이 철도에 사용됐다. 연륙·연도교 건설, 다기능 어항 개발, 여수항 정비, 생활체육시설 조성, 향일암 일출 명소화사업, 거문도 역사·체험지구 조성 등에도 적지 않은 예산이 투입됐다. 온갖 공공사업의 스위치가 한꺼번에 눌려 불과 2, 3년 사이에 집행됐다. 세계박람회와 개최도시의 인프라 관계는 이렇게 간단하지만, 개최도시와 관계를 장기적인 안목으로 볼 때 과정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개최하면 반드시 무엇인가를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개최하면 반드시 개최도시가 변하는 것도 아니다. 가장 먼저 세계박람회장 부지를 어떻게든 해결해야 한다. 부지를 잘 확보할 수 있다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지만, 실제로 난도가 매우 높은 과제다. 세계박람회가 잘 개최됐다고 시설물 철거와 사후 활용까지 자동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1992년 스페인 세비야세계박람회가 그랬다.

세비야세계박람회는 1992년 4월 20일부터 10월 12일까지 176일 동안 총관람객 수 4181만4571명을 유치해 성황리에 끝났는데, 박람회장 부지의 사후 활용에서 큰 실수를 했다. 전시관이 즐비한 마치 미래도시와 같은 공간을 눈앞에 둔 안달루시아주 정부는 “전시관을 비롯한 여러 시설을 이대로 남겨두면 재개발 비용을 들이지 않고 미래형 부도심을 쉽게 조성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착각을 했다. 실제로 각 참가국의 전시관에 “건물을 남겨달라”고 협조를 요청하고, 폐막 후에는 주정부 관련 기관을 존치된 전시관에 이전했다. 폐막 5년 후, 현지에 시찰을 갔던 차기 세계박람회조직위 관계자와 전문가들이 본 것은 비참한 광경이었다. 광대한 부지에 산재한 건물들은 모두 폐허나 다름없고, 영업을 계속할 예정이던 놀이공원도 폐쇄됐다. 흩어져 있는 전시관에 입주시킨 관계 기관만 버려진 듯 남아 있었다.

현재 스페인의 경제 침체로 세계박람회장이었던 카르투하섬의 재개발계획 자체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첨단기업 교육기관 문화시설 체육시설 및 레저시설과 산업문화 정책거점인 카르투하섬이 세비야의 새로운 도시 기능을 담당하는 데는 아직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냉정하게 생각하면 당연하지만, 주정부는 ‘일거양득의 아이디어’로 일관했다. 합리적이며 효율적인 ‘부지 활용’을 실현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판단력을 흐리게 한 것이다. 그 정도로 세계박람회장 부지의 사후 활용은 어렵다. 그래서 역대 세계박람회장 부지의 많은 부분은 공원으로 조성되어 있다. 공원이면 불평도 없고 위험 요소도 없기 때문이다.

■부지 활용이 아닌 접근방법

‘부지 활용’이란 말 그대로 “먼저 세계박람회를 개최하고, 나중에 부지 활용을 생각한다”는 발상이다. 기본적으로는 “도시 한가운데 생겨버린 광대한 공터를 어떻게 채울 것인가”라는 이야기로, 쉽게 결론이 날 수 없다. 최종 결론은 “공원이라도 만들자”가 되어버린다. 순서가 반대다. 본래, 도시와의 관계에 대해서 얘기하면, 먼저 새로운 도시개발계획을 수립하고, 그것을 추진하는 방법으로 세계박람회를 개최해야 한다. “도시개발계획이 먼저, 세계박람회는 다음”이다. 더욱이 새로운 도시개발계획을 확실히 추진하기 위해 세계박람회를 활용해야 하며, 세계박람회를 하기 위해, 또는 추진하기로 결정한 뒤 지역의 미래 개발계획에 고민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세계박람회는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

이런 ‘당연함’을 훌륭하게 실천한 대표적인 사례가 1986년 캐나다 밴쿠버세계박람회다. 항만도시에서 컨벤션도시로, 물류거점에서 정보거점으로, 워터프런트 재개발을 비롯한 도시 기반 정비에 한창이던 밴쿠버시는 도시개조의 최종 단계에서 세계박람회를 ‘활용한다’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새로운 도시 이미지를 세계에 홍보하는 데 세계박람회가 가장 효과적이며 기능적인 미디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세계박람회를 재개발 사업의 한 부분으로 확정하고, 다른 부문과 면밀하게 교감하며 개최계획을 수립했다. 처음부터 세계박람회를 도시개발 프로그램의 한 요소로 간주했던 것이다.

세계박람회 개최 준비를 진행하는 한편 ‘폴스 크리크’ 지역의 재개발사업 추진 주체로 1980년에 비영리법인 ‘브리티시컬럼비아프레이스공사’를 설립했다. 무엇보다 수지 측면은 당초부터 약 3억1100만 캐나다달러(약 1215억 원)의 적자를 예상했던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정부는 세계박람회의 적자를 강변 재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채택했다. 오늘날 세계박람회장은 종합적으로 계획된 해안 커뮤니티와 과학박물관을 포함한 세계박람회 프리뷰센터가 여전히 건재하다. 세계박람회 개최는 황폐한 제재소와 공업지대를 좀 더 세련된 모습의 도시로 바꾸기 위한 촉매제로 밴쿠버의 드라마틱한 해안 재건을 가져왔다.

캐나다 프레이스전시관은 박람회 기간에 캐나다관으로 사용되었는데, 박람회가 끝난 뒤에 부분적으로 개장해 컨벤션 기능이 충실한 국제무역센터가 됐다. 건물의 양측에는 4척의 대형 여객선이 접안할 수 있으며, 출입국 관리사무소와 세관도 개설되고, 배후에는 500개가 넘는 객실을 보유한 팬퍼시픽호텔도 영업을 개시하는 등 세계적인 컨벤션 기능을 완벽하게 갖췄다. 이 세계박람회가 계획된 경위를 살펴보면 명확히 드러나듯이, 종래의 세계박람회 사례와는 확연히 다르다. 세계박람회를 위해 계획된 것이 아니라 지역개발계획으로서 추진됐다. 그 성과는 크게 변모해 가는 지역의 모습을 세계박람회라는 기회를 통해 국제사회에 크게 어필했다는 점이다. 따라서 세계박람회 사업의 수지만을 고려한 것이 아니라 적자가 생기더라도 그것을 도시개발사업을 위한 비용의 일부로 당초 구상단계부터 개발계획에 포함했다는 점도 확실히 독특한 시도였다.

■세계박람회, 도시개발 전략 수단

세비야, 밴쿠버 사례를 살펴보면 잘 알다시피, 세계박람회 자체가 지역을 변화시키는 것은 아니다. 세계박람회를 개최하면, 혹은 세계박람회를 성공시키고, 그 여세를 몰아 박람회장 부지를 개발하면 반드시 지역의 발전이 된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거듭 말하지만 “세계박람회는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 세계박람회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개최하는 것이다.” 개최 자체가 목적이며, 관람객 수가 예상을 초과하면, 또는 수지가 맞으면 성공이라는 인식이라면, 그야말로 일회성 행사로 끝나버린다. 다시 말해, 개최 자체를 목적화하면 나중에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지역과의 관계에서 세계박람회는 변화하는 지역의 특성과 이념을 세계에 알리는 미디어 역할을 한다. 실제로 밴쿠버세계박람회는 새로운 도시 기능의 ‘쇼케이스’로, 지역개발의 일익을 담당했다.

이 세계박람회는 어떻게 이런 성과를 거둘 수 있었을까? 답은 간단하다. 세계박람회를 처음부터 상위 프로젝트의 추진 요소로, 즉 도시개발사업의 전략적인 수단으로 설정했기 때문이며 무엇보다 세계박람회보다 먼저 새로운 도시개발계획과 지향해야 할 지역의 그랜드디자인을 명확하게 확립했기 때문이다. 성공적인 세계박람회 사후 활용 사례의 경우 정부의 지원, 민간 중심의 관리와 운영, 보유자원의 활용, 복합적 토지이용을 통해 단기적 성과 추구뿐만 아니라 체계적인 사후 활용계획을 통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도시성장의 기반으로 활용하고 있다.

※ 공동기획=국제신문, ㈔2030부산월드엑스포 범시민유치위원회

◇ 사례 분석을 통한 시사점

 ① 명확한 개발 방향 설정
 ② 철저한 시장 분석에 기반
 ③ 도시브랜드 이미지 구축을 위한 이슈화·명    소화 전략 수립
 ④ 정부·지자체의 지속적인 관심과 정책 필요


◇ 성공적 사후 활용을 위한 4대 요소

 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② 복합적인 부지 이용 
 ③ 민간 중심의 관리 운영
 ④ 보유자원의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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